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나는 짐 개피건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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00:00:08,000 --> 00:00:13,000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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4
00:00:15,849 --> 00:00:17,851
반갑습니다, 보스턴!

5
00:00:18,852 --> 00:00:20,354
환영 고마워요

6
00:00:22,940 --> 00:00:26,109
제 모양새가 괜찮을 때 와서
좋네요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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00:00:28,028 --> 00:00:30,239
참고로 말씀드리면
원래 제가 살집이 있거든요

8
00:00:31,031 --> 00:00:35,160
근데 살을 빼니까
자신감이 장난 아니에요

9
00:00:36,620 --> 00:00:40,207
네, 맞아요, 우리는
마른 인간들을 그렇게 봐요

10
00:00:40,290 --> 00:00:42,376
오만한 개자식들로요

11
00:00:43,585 --> 00:00:48,382
제가 살을 뺐더니
반응이 둘로 나뉘었어요

12
00:00:48,465 --> 00:00:50,968
한쪽 부류는
저한테는 아무 말 안 하고

13
00:00:51,051 --> 00:00:54,429
우리 아내한테만 묻더라고요
'짐 괜찮은 거예요?'

14
00:00:55,806 --> 00:00:59,226
걱정하는 말 같지만
비난으로 들려요

15
00:00:59,309 --> 00:01:01,645
그 사람들이 보기에는
제가 아프면 아팠지

16
00:01:01,728 --> 00:01:04,523
자기 관리를 할 리가
없다는 뜻이니까요

17
00:01:05,732 --> 00:01:08,861
'짐이 운동도 안 하고
아무렇게나 먹어서'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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00:01:08,944 --> 00:01:10,529
'암에 걸렸나 봐'

19
00:01:12,197 --> 00:01:13,407
첫 번째 부류는 그렇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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00:01:14,157 --> 00:01:16,493
두 번째 부류는 제게 다가와서

21
00:01:16,577 --> 00:01:19,246
식욕 억제제를 썼다며
뭐라고 해요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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00:01:19,329 --> 00:01:22,749
'오젬픽 썼지? 맞잖아'

23
00:01:22,833 --> 00:01:24,293
안 썼거든요?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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00:01:24,376 --> 00:01:25,669
다른 거 써요

25
00:01:28,088 --> 00:01:31,717
먼자로를 쓰는데
그게 더 나아요

26
00:01:31,800 --> 00:01:34,469
이탈리아 식당 이름 같잖아요

27
00:01:35,596 --> 00:01:37,723
'먼자로에 잘 오셨습니다'

28
00:01:37,806 --> 00:01:41,643
'메뉴는 없습니다
살이나 빼시죠, 뚱땡이 씨'

29
00:01:43,770 --> 00:01:46,857
어떤 분들은
식욕 억제제에 반대하죠

30
00:01:46,940 --> 00:01:49,568
'꼼수잖아, 속임수 쓰지 마'

31
00:01:49,651 --> 00:01:51,320
내가 메이저리그 선수예요?

32
00:01:52,946 --> 00:01:55,324
안 죽으려고 발버둥 치는
살찐 놈이지

33
00:01:55,991 --> 00:01:57,826
'그래도 공정하지 않아'

34
00:01:58,410 --> 00:02:01,663
창백한 탈모인으로 사는 것도
안 공정하거든요

35
00:02:03,498 --> 00:02:05,125
그냥 참고 사는 거지

36
00:02:06,293 --> 00:02:08,587
저한테 지금은 전성기라고요

37
00:02:08,670 --> 00:02:11,215
말랐지, 아직 30대지

38
00:02:14,176 --> 00:02:15,219
대박이에요

39
00:02:15,302 --> 00:02:18,430
성인이 된 이후
머릿속으로 계속 되뇌었어요

40
00:02:18,514 --> 00:02:21,391
'짐, 그만 먹어
짐, 충동 조절해야지'

41
00:02:21,475 --> 00:02:24,061
일주일에 한 번씩
주사만 맞았으면

42
00:02:24,144 --> 00:02:26,313
식욕이 싹 사라졌을 텐데요

43
00:02:29,650 --> 00:02:31,360
제가 그동안 많은 걸
깨달았어요

44
00:02:32,069 --> 00:02:35,155
마른 분들은
먹는 일을 잊은 게 아니라

45
00:02:35,239 --> 00:02:36,865
내면이 죽었을 뿐이에요

46
00:02:39,284 --> 00:02:40,744
뭔가 얻으면 뭔가 잃는 법이죠

47
00:02:40,827 --> 00:02:43,872
진정한 기쁨을
다시는 못 누리더라도

48
00:02:43,956 --> 00:02:48,544
이제 유행이 30년 지난 옷을
입을 수 있으니까

49
00:02:48,627 --> 00:02:50,671
적당히 수지가 맞아요

50
00:02:51,505 --> 00:02:54,091
식욕 억제제의 효과가
어찌나 놀라운지

51
00:02:54,174 --> 00:02:55,467
앞으로 이렇게 될 거예요

52
00:02:55,551 --> 00:02:57,845
우리 뚱땡이들이 살을 빼서

53
00:02:57,928 --> 00:03:00,556
당신네 개말라 인간들 사이에
섞여 들고

54
00:03:01,306 --> 00:03:03,851
당신들이 한눈팔고 있을 때
우리가 잡아먹을 거예요

55
00:03:06,103 --> 00:03:08,146
배고프건 말건
우리는 먹는 게 좋거든요

56
00:03:13,151 --> 00:03:16,238
식욕 억제제의 인기가
어마어마한 게 놀라워요

57
00:03:16,321 --> 00:03:19,741
지금은 무슨 몸이든
긍정하는 시대잖아요

58
00:03:19,825 --> 00:03:22,578
'어떤 모양과 크기든
아름답습니다'

59
00:03:22,661 --> 00:03:24,329
'이 약 먹으면
배가 안 고파요'

60
00:03:24,413 --> 00:03:25,873
'죽여 버리기 전에 내놔요'

61
00:03:27,958 --> 00:03:32,171
다시 뚱뚱해질 테니까
마른 이 순간을 즐기려고요

62
00:03:33,172 --> 00:03:34,715
솔직히...

63
00:03:34,798 --> 00:03:36,842
오래갈 수가 없잖아요

64
00:03:38,886 --> 00:03:40,095
약물이라고요

65
00:03:41,555 --> 00:03:46,143
약이 99%고
제 노력은 1%밖에 안 돼요

66
00:03:47,561 --> 00:03:49,730
맞죠?

67
00:03:51,356 --> 00:03:52,441
안 그래요?

68
00:03:57,696 --> 00:04:00,824
살쪘을 때 입던 옷도
안 버렸어요

69
00:04:00,908 --> 00:04:02,284
그 정도 머리는 있거든요

70
00:04:03,452 --> 00:04:06,455
옷걸이에 걸린 녀석들이
저를 놀려요

71
00:04:09,208 --> 00:04:10,417
'너는 돌아온다'

72
00:04:11,585 --> 00:04:13,337
'나를 입을 거야'

73
00:04:13,921 --> 00:04:17,424
'옛날에 피자 한 판 다 먹고
배달 안 왔다고 거짓말했잖아'

74
00:04:19,426 --> 00:04:21,386
'그게 네 본모습이야'

75
00:04:23,722 --> 00:04:26,391
약을 먹으면
음식을 대하는 태도가 바뀌어요

76
00:04:26,475 --> 00:04:30,854
이제는 맥도날드가
형편없는 전 애인 같아요

77
00:04:31,522 --> 00:04:33,482
'내가 저런 애한테
빠졌었다고?'

78
00:04:35,651 --> 00:04:38,195
'한밤중에 갈 테니까
우리 아내한테는 비밀이야'

79
00:04:40,030 --> 00:04:42,574
약물의 원래 의도가
식욕 억제도 아니었어요

80
00:04:42,658 --> 00:04:46,578
당뇨인지 뭔지
치료하려고 만든 약이죠

81
00:04:49,414 --> 00:04:51,250
하지만 출시되자마자

82
00:04:51,333 --> 00:04:56,380
당뇨병 치료제 겸
도넛 퇴치제가 됐어요

83
00:04:56,463 --> 00:04:59,383
뚱뚱한 사람들이 다 이랬죠
'나 방금 당뇨병 걸렸어'

84
00:05:01,426 --> 00:05:03,011
'당뇨인 게 느껴지네'

85
00:05:04,263 --> 00:05:07,015
다른 약에도
이로운 부작용이 있긴 했어요

86
00:05:07,099 --> 00:05:08,809
비아그라도 있지

87
00:05:08,892 --> 00:05:11,436
피임약은 여드름을 없애 주지

88
00:05:11,520 --> 00:05:14,022
술 마시면
사람들이 매력 넘쳐 보이잖아요

89
00:05:16,483 --> 00:05:21,822
하지만 과학자들이 약으로
획기적인 치료를 꾀했는데

90
00:05:21,905 --> 00:05:23,991
우리가 부작용만 기대하면
답답할 거예요

91
00:05:24,074 --> 00:05:26,201
비아그라 개발한 사람들이

92
00:05:26,285 --> 00:05:28,537
들뜬 마음을 안고
이런 기자 회견을 한 격이죠

93
00:05:28,620 --> 00:05:32,207
'수십 년의 노력 끝에'

94
00:05:32,291 --> 00:05:34,793
'저희가 개발한 이 약이'

95
00:05:34,877 --> 00:05:38,714
'남성을 고혈압에서
구해 낼 겁니다'

96
00:05:38,797 --> 00:05:41,550
'다만 약간의 부작용이
있습니다'

97
00:05:42,426 --> 00:05:45,596
'메스꺼움, 어지럼증
왕성한 발기 등입니다'

98
00:05:45,679 --> 00:05:46,680
'그래도...'

99
00:05:47,556 --> 00:05:52,060
'고혈압을 치료해 준다는 점이
가장 중요하죠'

100
00:05:52,144 --> 00:05:53,478
'질문받겠습니다'

101
00:05:54,313 --> 00:05:56,023
'네, 발기 말인데요'

102
00:05:58,066 --> 00:06:00,694
'지속 시간이 어느 정도죠?'

103
00:06:01,904 --> 00:06:05,240
'중요한 정보는 아니겠지만
4시간입니다'

104
00:06:05,324 --> 00:06:06,783
'대박'

105
00:06:08,327 --> 00:06:10,746
'다시 말씀드리지만'

106
00:06:10,829 --> 00:06:13,832
'고혈압 치료제라는 점에
주목해 주시기 바랍니다'

107
00:06:14,625 --> 00:06:16,710
'고혈압 관련 질문입니다'

108
00:06:18,754 --> 00:06:22,299
'만약 고혈압 환자가
데이트에 나갔는데'

109
00:06:23,133 --> 00:06:24,885
'난교 파티에 초대된다면'

110
00:06:25,844 --> 00:06:28,347
'발기 약을 언제 복용하는 게
가장 좋습니까?'

111
00:06:28,430 --> 00:06:29,848
'아니, 고혈압 약이요'

112
00:06:33,227 --> 00:06:35,979
이 자리에도 비아그라 드시는
남성이 몇 분 계실 거예요

113
00:06:36,063 --> 00:06:39,316
즉, 40대를 넘어선
모든 남성분들이요

114
00:06:40,526 --> 00:06:43,320
비아그라 먹는다고
창피할 건 없어요

115
00:06:43,403 --> 00:06:44,863
그냥 남자가 아닐 뿐이죠

116
00:06:44,947 --> 00:06:48,951
남성이라면 기능해야 할 부위가
작동하지 않을 뿐이에요

117
00:06:51,370 --> 00:06:53,330
환관처럼 겉모습만 남자인 거죠

118
00:06:54,706 --> 00:06:57,876
마흔 넘은 남자인데
비아그라를 안 먹는 건

119
00:06:57,960 --> 00:06:59,503
독수공방하는 사람밖에 없어요

120
00:07:01,505 --> 00:07:05,592
저는 비아그라 복용했어요
물론 고혈압 때문이죠

121
00:07:06,927 --> 00:07:08,512
무슨 기사도 읽었고요

122
00:07:11,682 --> 00:07:13,725
놀라운 기사였어요

123
00:07:17,312 --> 00:07:22,401
의학과 기술이
눈부시게 발전한 시대라

124
00:07:22,484 --> 00:07:24,695
사람들이 인공 지능을 걱정해요

125
00:07:24,778 --> 00:07:27,072
'AI가 세상을 지배할 거야'

126
00:07:27,155 --> 00:07:28,282
그러면 좋겠어요

127
00:07:29,241 --> 00:07:30,742
저는 지긋지긋하거든요

128
00:07:32,035 --> 00:07:36,039
저의 지능만으로는
이제 한계에 다다른 것 같아요

129
00:07:37,541 --> 00:07:39,918
저는 인공 지능이 필요해요

130
00:07:40,002 --> 00:07:43,046
아무튼 기사 제목이 이랬어요
'AI가 세상을 지배할까?'

131
00:07:43,130 --> 00:07:47,551
절반쯤 읽고 나서야 알았죠
'앨 얘기가 아니구나'

132
00:07:49,636 --> 00:07:50,929
'앨이 세상을 지배할까?'

133
00:07:51,013 --> 00:07:53,056
앨 로커 얘기인 줄 알았어요

134
00:07:54,141 --> 00:07:55,934
A1을 좋아한다는
얘기인 줄 알았죠

135
00:07:58,270 --> 00:07:59,897
'짐, 안 웃겨요'

136
00:08:01,190 --> 00:08:05,277
저한테는 기술 발전이
소용없는 것 같아요

137
00:08:05,360 --> 00:08:08,655
아직도 와이파이 비번 칠 때
고생하거든요

138
00:08:09,156 --> 00:08:12,159
제 눈앞에 비번이
적혀 있어도 이래요

139
00:08:12,242 --> 00:08:14,119
'이거 안 되겠다'

140
00:08:16,205 --> 00:08:18,707
여섯 개에서 여덟 개 정도의
문자나 숫자일 뿐인데

141
00:08:18,790 --> 00:08:21,210
꼭 SAT 문제 같아요

142
00:08:21,710 --> 00:08:23,712
'시간이 모자라'

143
00:08:24,755 --> 00:08:27,591
'하필 어젯밤 잠을 설쳤네'

144
00:08:29,384 --> 00:08:32,387
와이파이 비번을 말로 설명하면
어떤지 아세요?

145
00:08:32,471 --> 00:08:34,723
'저희 와이파이 비번
진짜 쉬워요'

146
00:08:34,806 --> 00:08:36,808
''비글'을
다 소문자로 치되'

147
00:08:36,892 --> 00:08:40,395
'앞의 e를 3, g를 8
뒤의 e를 f로 바꾸세요'

148
00:08:43,148 --> 00:08:45,567
'그런데 '비글' 철자가
뭐였죠?'

149
00:08:51,782 --> 00:08:54,284
점점 복잡해지는 기술을 보면

150
00:08:54,368 --> 00:08:55,869
단순했던 시절이 그리워요

151
00:08:55,953 --> 00:08:59,289
옛날에는 비밀번호를
한번 적으면 끝이었잖아요

152
00:08:59,373 --> 00:09:01,208
지금은 허락이 필요하고

153
00:09:01,291 --> 00:09:02,918
이런 잔소리가 화면에 뜨죠

154
00:09:03,001 --> 00:09:05,420
'비밀번호가
강력하지 않습니다'

155
00:09:07,256 --> 00:09:09,383
'취약한 비밀번호입니다'

156
00:09:10,509 --> 00:09:12,636
'괜찮아, 그냥 쓸게'

157
00:09:13,804 --> 00:09:16,682
'사용 불가한 비밀번호입니다
다시 입력하세요'

158
00:09:17,558 --> 00:09:18,642
다시 입력하면 이래요

159
00:09:18,725 --> 00:09:21,603
'추측하기 쉬운
비밀번호입니다'

160
00:09:22,521 --> 00:09:24,690
'너는 내가 뭘 입력했는지
아니까 그렇지'

161
00:09:27,067 --> 00:09:28,277
'다시 입력하세요'

162
00:09:28,360 --> 00:09:30,404
'전에 사용한 비밀번호입니다
다시 입력하세요'

163
00:09:30,487 --> 00:09:33,448
비밀번호 만드는 데
창의력을 쥐어짜 내야 해요

164
00:09:33,532 --> 00:09:34,533
'다시 입력하세요'

165
00:09:34,616 --> 00:09:35,450
'다 떨어졌어'

166
00:09:35,534 --> 00:09:38,161
'생일도 넣어 봤고
이제 남은 게 없어'

167
00:09:39,454 --> 00:09:42,708
비밀번호 기준이라는 게
진짜 웃겨요

168
00:09:42,791 --> 00:09:46,295
'비밀번호에는 대문자와
숫자, 문자, 토끼 발'

169
00:09:46,378 --> 00:09:48,213
'엄마의 결혼식 복장이
포함돼야 합니다'

170
00:09:50,966 --> 00:09:52,676
아예 자기가
비번을 지정해 줄 때는

171
00:09:52,759 --> 00:09:54,595
저를 무시하는 것 같아요

172
00:09:55,220 --> 00:09:57,973
'멍청아, 우리가
비번을 정해 주랴?'

173
00:09:59,641 --> 00:10:01,560
'나만 알아야
소용 있는 거 아니야?'

174
00:10:02,311 --> 00:10:04,313
'아무한테도 안 말할게'

175
00:10:05,731 --> 00:10:06,899
'믿어도 돼'

176
00:10:06,982 --> 00:10:10,777
'다국적 기업이 만든
얼굴 없는 알고리즘이거든'

177
00:10:12,029 --> 00:10:14,281
'공유 안 할게'

178
00:10:14,948 --> 00:10:17,451
'윙크는 왜 하는 건데?'

179
00:10:17,534 --> 00:10:21,163
'아니야, AI에
먼지가 좀 들어가서 그래'

180
00:10:28,253 --> 00:10:30,756
알아서 정해 주는 비번
써 보신 적 있나요?

181
00:10:30,839 --> 00:10:34,301
고양이가 자판을 밟고 다니면
그런 게 나올걸요

182
00:10:36,136 --> 00:10:37,846
'그런 건 나도 만들겠다'

183
00:10:37,930 --> 00:10:39,848
'근데 안 했잖아, 멍청아'

184
00:10:40,974 --> 00:10:43,268
'그런 비번을
어떻게 기억해?'

185
00:10:43,352 --> 00:10:46,021
'그래서 띨띨한 너 대신
우리가 기억해 준다고'

186
00:10:47,231 --> 00:10:49,399
'비밀번호 알고 싶을 때나
우리한테 찾아와'

187
00:10:50,025 --> 00:10:51,235
'지금 알고 싶은데'

188
00:10:51,318 --> 00:10:52,152
'안 돼'

189
00:10:53,570 --> 00:10:55,405
'네가 로봇일지도 모르잖아'

190
00:10:56,949 --> 00:10:58,408
'로봇은 너 아니었어?'

191
00:10:58,909 --> 00:11:01,036
'그걸 여태 몰랐다니
한심하다'

192
00:11:02,829 --> 00:11:07,626
비번 잊어버리면
사진 맞히기를 해야 하죠

193
00:11:08,377 --> 00:11:11,129
'바보야, 신호등이 있는
사진을 골라'

194
00:11:12,256 --> 00:11:14,842
잠깐 어리둥절해요
'신호등이 뭐지?'

195
00:11:15,634 --> 00:11:16,969
너무 많이 생각하다 이러죠

196
00:11:17,052 --> 00:11:20,097
'이 전봇대가
신호등같이 생겼네'

197
00:11:22,140 --> 00:11:23,892
'부분 점수 있나?'

198
00:11:25,185 --> 00:11:26,353
확신을 거의 못 하지만

199
00:11:26,436 --> 00:11:29,523
어쩌다 맞히면 이래요
'나 신호등 찾기 잘하네'

200
00:11:31,316 --> 00:11:34,403
'다음 단계로 넘어갔어
이제야 메일 좀 확인하겠네'

201
00:11:36,947 --> 00:11:39,032
사람을 얼마나 깔보는지 몰라요

202
00:11:39,783 --> 00:11:41,285
'쿠키 허용할 거야?'

203
00:11:41,827 --> 00:11:43,078
'쿠키?'

204
00:11:44,121 --> 00:11:46,832
'어차피 이해 못 하니까
그냥 쿠키인 줄 알아'

205
00:11:47,875 --> 00:11:50,210
'쿠키? 쿠키 좋지'

206
00:11:51,086 --> 00:11:52,921
'쿠키 다 허용할게'

207
00:11:53,505 --> 00:11:55,632
'우유도 같이 허용하면 돼?'

208
00:11:56,258 --> 00:11:57,759
선물 주는 것처럼 물어봐요

209
00:11:57,843 --> 00:11:59,803
'쿠키를 허용하시겠습니까?'

210
00:11:59,887 --> 00:12:02,181
'이런, 거절하면
예의에 어긋나나?'

211
00:12:03,348 --> 00:12:05,267
'예의를 지키시려면
쿠키를 허용해'

212
00:12:05,350 --> 00:12:07,561
'인터넷 활동을
추적당하시면 됩니다'

213
00:12:08,478 --> 00:12:10,439
'그러면 쿠키 주는 거지?'

214
00:12:12,858 --> 00:12:14,651
우리가 너무
허용하는 것 같아요

215
00:12:15,277 --> 00:12:19,531
휴가 때 어디 갈지
지인과 얘기하고 나서

216
00:12:19,615 --> 00:12:23,911
인터넷에 접속하면
관광지 광고가 뜨죠

217
00:12:23,994 --> 00:12:27,873
그러면 사생활 침해에
언짢아하기는커녕

218
00:12:27,956 --> 00:12:29,541
비행기표를 예약해 버려요

219
00:12:31,460 --> 00:12:33,253
'우리 멕시코 간다!'

220
00:12:36,757 --> 00:12:39,927
기술 때문에
사리 분별이 안 되는 거예요

221
00:12:40,010 --> 00:12:43,180
화성 여행 얘기 나오면 이러죠
'우리 이제 화성 간대'

222
00:12:43,263 --> 00:12:45,432
'화성이라니 얼른 가고 싶다'

223
00:12:45,933 --> 00:12:48,352
여러분이 가지는 않을 거예요

224
00:12:50,395 --> 00:12:53,148
여러분이 화성에 왜 가요?
미네소타에도 안 갔으면서

225
00:12:54,858 --> 00:12:56,777
우리를 초대한다는 게 아니라

226
00:12:56,860 --> 00:12:58,820
자기들이 간다고
자랑하는 거예요

227
00:12:59,863 --> 00:13:02,699
제프 베이조스가 동생을
우주로 데려갔죠?

228
00:13:02,783 --> 00:13:06,537
저는 형제가 셋인데
저녁밥도 사기 싫어요

229
00:13:08,163 --> 00:13:11,291
긍정적인 건 좋지만
화성에 간다고요?

230
00:13:11,375 --> 00:13:14,545
인류가 달에 간 게
54년 전이에요

231
00:13:14,628 --> 00:13:17,214
이후로 달에
몇 번이나 더 갔는지 아세요?

232
00:13:17,297 --> 00:13:18,507
안 갔어요

233
00:13:18,590 --> 00:13:21,552
사실 인류는 달에
한 번도 안 갔죠

234
00:13:23,804 --> 00:13:25,305
솔직히 모르겠어요

235
00:13:26,932 --> 00:13:28,600
갔을 수도 있죠

236
00:13:28,684 --> 00:13:30,185
앞으로 화성에 갈 수도 있고요

237
00:13:30,269 --> 00:13:33,564
솔직히 저는
전자레인지 원리도 몰라요

238
00:13:35,107 --> 00:13:37,943
누가 제 머리에 총을 겨누고
설명하라면 이럴걸요

239
00:13:39,736 --> 00:13:41,196
'조명이 켜지고'

240
00:13:41,280 --> 00:13:43,115
'판이 돌아가고'

241
00:13:43,198 --> 00:13:45,784
'땡 소리가 나면
핫도그 조리가 끝나요'

242
00:13:46,952 --> 00:13:48,453
'얼추 설명됐나요?'

243
00:13:49,830 --> 00:13:52,624
저는 모르는 게 너무 많아요

244
00:13:52,708 --> 00:13:55,961
어른이 못 됐다는 기분도
자주 느껴요

245
00:13:56,044 --> 00:13:59,047
가게 가서 신발 사는 것도
편치 않아요

246
00:13:59,631 --> 00:14:04,636
옷은 안 입혀 주는데
신발은 왜 신겨 줄까요?

247
00:14:04,720 --> 00:14:08,265
처음 보는 점원한테 이러나요?
'저 바지 입혀 주실래요?'

248
00:14:10,142 --> 00:14:11,476
'어디 가요?'

249
00:14:12,644 --> 00:14:15,522
하지만 신발 가게에서는
수발을 들어 줘요

250
00:14:15,606 --> 00:14:17,232
그냥 앉아서 발만 내밀면 돼요

251
00:14:18,150 --> 00:14:19,276
'신겨 줘요'

252
00:14:21,111 --> 00:14:23,488
'엄마가 안 왔으니까
그쪽이 신겨 주세요'

253
00:14:25,657 --> 00:14:28,577
언제 본 사람이라고
발을 내밀어요?

254
00:14:29,161 --> 00:14:30,746
배경 조사도 안 했잖아요

255
00:14:31,288 --> 00:14:34,833
모르는 사람 발 만지는 게
직업이라는 것만 알죠

256
00:14:36,168 --> 00:14:38,170
소름 돋는 말만 해요

257
00:14:38,253 --> 00:14:39,630
'느낌이 어떠세요?'

258
00:14:40,923 --> 00:14:41,882
'뭐라고요?'

259
00:14:42,633 --> 00:14:44,176
'꽉 끼나요?'

260
00:14:45,010 --> 00:14:46,512
'무슨 말씀이죠?'

261
00:14:47,179 --> 00:14:49,014
'이거 혹시 엄지예요?'

262
00:14:50,974 --> 00:14:53,268
'어떻게 그런 말을!'

263
00:14:53,352 --> 00:14:57,314
'예쁜지 보게
한번 걸어 주실래요?'

264
00:14:58,607 --> 00:15:00,442
'원하신다면야 그래야죠'

265
00:15:03,487 --> 00:15:08,659
이제는 모르면서
아는 척하지 않기로 했어요

266
00:15:09,159 --> 00:15:10,035
제가 주식을 몰라요

267
00:15:10,118 --> 00:15:12,204
뉴스에서는
이렇게 주식 얘기를 하죠

268
00:15:12,287 --> 00:15:13,956
'오늘 주식 시장은...'

269
00:15:15,999 --> 00:15:17,584
겉으로는 관심 있는 척하지만

270
00:15:17,668 --> 00:15:23,590
속으로는 이래요
'와, 주식 시장이래, 와'

271
00:15:25,592 --> 00:15:29,221
제일 슬픈 사실은
제가 금융 전공자라는 거죠

272
00:15:31,265 --> 00:15:33,100
진짜예요

273
00:15:34,309 --> 00:15:37,229
대학 4년 다니면서
8만 달러를 바쳤다고요

274
00:15:38,981 --> 00:15:41,608
저는 지금 직업에 만족해요

275
00:15:41,692 --> 00:15:43,569
하지만 팬데믹이 닥치면서

276
00:15:43,652 --> 00:15:48,365
각자의 직업이 사회에
얼마나 중요한지 밝혀졌는데

277
00:15:48,448 --> 00:15:51,743
스탠드업 코미디언은
중요하지 않았어요

278
00:15:53,036 --> 00:15:54,705
전혀요

279
00:15:55,581 --> 00:15:58,834
저희 공연을 잡기도 전에
스트립 클럽 문을 열더라고요

280
00:15:59,501 --> 00:16:00,919
'코미디언은 거기 계세요'

281
00:16:01,003 --> 00:16:03,380
'여성분들, 잘 돌아왔어요'

282
00:16:05,632 --> 00:16:06,884
놀랄 일도 아니에요

283
00:16:06,967 --> 00:16:11,263
인류 역사의 어느 시대에도
저는 쓸모없었을 것 같아요

284
00:16:11,346 --> 00:16:12,931
문명이 막 생겼을 때도요

285
00:16:13,015 --> 00:16:15,642
'누구는 물 길어 오고
누구는 집을 지어야 하는데'

286
00:16:15,726 --> 00:16:17,144
'짐, 너는 뭐 할래?'

287
00:16:17,227 --> 00:16:19,354
'나는 저 사람들을 비웃을래'

288
00:16:22,858 --> 00:16:25,360
이상하죠, 연예계 종사자로서

289
00:16:25,444 --> 00:16:27,946
수많은 사람이 저희를
어떻게 보는지 알아요

290
00:16:28,030 --> 00:16:31,366
자아도취에 빠져서는

291
00:16:31,450 --> 00:16:33,869
하찮은 일을 하는 주제에
돈은 엄청 번다는 거죠

292
00:16:33,952 --> 00:16:35,287
솔직히 말씀드리자면

293
00:16:35,370 --> 00:16:36,830
기분 째져요

294
00:16:39,208 --> 00:16:42,002
진짜 좋아요

295
00:16:46,465 --> 00:16:49,551
물론 연예계에도
남다른 능력을 발휘해

296
00:16:49,635 --> 00:16:52,346
그에 걸맞은 보수를
받는 분들이 있죠

297
00:16:52,429 --> 00:16:55,724
한 세대에 한 번
나올까 말까 하는 사람요

298
00:16:55,807 --> 00:16:57,976
이를테면 팻 세이잭요

299
00:16:59,937 --> 00:17:01,813
'행운의 돌림판' 진행자였죠

300
00:17:01,897 --> 00:17:04,107
팻 세이잭이
못 하는 게 있었을까요?

301
00:17:05,359 --> 00:17:08,028
생각해 보세요
'행운의 돌림판' 진행에...

302
00:17:14,117 --> 00:17:16,245
완전 팔방미인이라니까요

303
00:17:16,870 --> 00:17:20,332
저는 팻 세이잭도
'행운의 돌림판'도 좋아해요

304
00:17:20,415 --> 00:17:21,500
제가 여든 살은 아니지만

305
00:17:21,583 --> 00:17:22,793
그 프로그램 좋아해요

306
00:17:23,418 --> 00:17:26,880
그분 은퇴 소식을 들었을 때
좀 아쉽더라고요

307
00:17:26,964 --> 00:17:28,090
좋은 사람 같잖아요

308
00:17:28,173 --> 00:17:31,677
제작진이 모인 자리에서
그분이 발표를 했겠죠

309
00:17:31,760 --> 00:17:34,054
'수십 년 진행한
프로그램에서 물러나'

310
00:17:34,137 --> 00:17:35,597
'이제 은퇴하고자 합니다'

311
00:17:35,681 --> 00:17:37,975
제가 그 자리에 있었다면
이랬을 거예요

312
00:17:38,058 --> 00:17:40,185
'직업다운 직업이
아니었다는 거 아시죠?'

313
00:17:41,520 --> 00:17:44,690
'고작 '행맨'이나 해 놓고
은퇴라고 하시면 안 되죠'

314
00:17:47,025 --> 00:17:53,240
'받은 돈 다 토해 내고
사과하시는 게 도리 같네요'

315
00:17:54,783 --> 00:17:56,785
수입이 짭짤했어요

316
00:17:56,869 --> 00:18:00,414
한 해에만
1,700만 달러를 벌었다고요

317
00:18:01,248 --> 00:18:03,500
그 돈이면 모음 두 개쯤
열어 볼 수 있겠네요

318
00:18:05,544 --> 00:18:08,714
1,700만을 벌면서
글자판 돌리는 것도 안 했어요

319
00:18:09,840 --> 00:18:11,425
그것도
제작진과 조율한 결과겠죠

320
00:18:11,508 --> 00:18:13,594
'나 혼자 어떻게 다 해?'

321
00:18:15,512 --> 00:18:16,555
그래서 배나가 보조했죠

322
00:18:16,638 --> 00:18:19,183
팻은 1,700만을 받고
배나는 300만을 받았지만

323
00:18:19,266 --> 00:18:22,311
어느 쪽이든
돈 받을 일을 한 건 아니에요

324
00:18:27,524 --> 00:18:29,526
팻의 은퇴 발표를 듣고
프로듀서는 이랬겠죠

325
00:18:29,610 --> 00:18:32,029
'이런, 귀찮게 됐네'

326
00:18:32,112 --> 00:18:36,116
'바퀴 돌리라고 말할 사람을
어디서 찾지?'

327
00:18:41,163 --> 00:18:42,748
다행스러운 점은

328
00:18:42,831 --> 00:18:46,835
팻 세이잭이 그 프로그램에
자문으로 남아 있다는 거죠

329
00:18:48,629 --> 00:18:53,759
'행운의 돌림판'에
무슨 자문이 필요한 걸까요?

330
00:18:54,384 --> 00:18:56,762
'오늘 새로 나온
글자가 있나요?'

331
00:19:01,600 --> 00:19:04,353
'아뇨, 팻
여전히 스물여섯 개예요'

332
00:19:05,270 --> 00:19:09,858
'네, 그럼 사무실에 있을게요
필요하면 불러요'

333
00:19:13,612 --> 00:19:15,197
저는 이 일 하는 게 좋아요

334
00:19:15,280 --> 00:19:17,866
가끔 배우 일을
할 때도 있는데

335
00:19:17,950 --> 00:19:20,827
연출자들이 제게
이런 요구를 해요

336
00:19:20,911 --> 00:19:22,871
'짐, 면도를
깔끔히 하는 게 좋겠어요'

337
00:19:22,955 --> 00:19:24,540
'글쎄요, 아닐걸요'

338
00:19:26,625 --> 00:19:32,422
늘 면도를 하긴 하지만
모양새가 참 별로예요

339
00:19:33,048 --> 00:19:35,759
면도하고 돌아다니면
사과해야 할 것 같아요

340
00:19:36,510 --> 00:19:38,303
'이런 꼴 보여 드려서
죄송해요'

341
00:19:38,929 --> 00:19:40,722
'식사 중이군요, 미안합니다'

342
00:19:42,099 --> 00:19:43,100
저만 어색한 게 아니고

343
00:19:43,183 --> 00:19:46,061
수염 난 제 얼굴을 아는 분은
다 놀라요

344
00:19:46,144 --> 00:19:47,145
서슴없이 지적하죠

345
00:19:47,229 --> 00:19:49,398
'에이, 수염 왜 깎았어요?'

346
00:19:50,732 --> 00:19:52,526
우리 애들이 그래요

347
00:19:54,236 --> 00:19:57,406
못난 남자한테
수염은 성형 같은 거예요

348
00:19:58,240 --> 00:20:02,494
남자한테 수염 칭찬하는 건
돌려 까는 거죠

349
00:20:02,578 --> 00:20:04,037
'수염 난 얼굴 멋있네요'

350
00:20:04,121 --> 00:20:06,748
'털로 가리는 게
낫다는 거죠?'

351
00:20:08,417 --> 00:20:09,418
'고마워요'

352
00:20:09,501 --> 00:20:10,836
여자분들이 안됐어요

353
00:20:10,919 --> 00:20:12,588
수염 안 나는
여자들이 있잖아요

354
00:20:14,173 --> 00:20:15,048
그렇죠?

355
00:20:16,258 --> 00:20:20,345
남자가 수염 기르는 데는
이유가 있다는 걸 명심하세요

356
00:20:20,888 --> 00:20:24,766
수염 기르던 남자는
면도하고 거울 보면 후회해요

357
00:20:25,475 --> 00:20:26,935
'이거 가려야겠다'

358
00:20:28,687 --> 00:20:32,733
수염 기른 역사적 인물들은

359
00:20:32,816 --> 00:20:34,401
아마 자신이 없었던 것 같아요

360
00:20:35,110 --> 00:20:38,071
에이브러햄 링컨
카를 마르크스

361
00:20:38,906 --> 00:20:39,990
간달프

362
00:20:41,533 --> 00:20:43,076
다 수염을 길렀죠

363
00:20:43,160 --> 00:20:46,038
예수님도 길렀네요

364
00:20:46,121 --> 00:20:50,584
물 위를 걷다가
수면에 비친 모습에 식겁했겠죠

365
00:20:50,667 --> 00:20:51,835
'하느님, 맙소사'

366
00:20:56,840 --> 00:20:58,550
'턱수염 길러야겠다'

367
00:20:59,259 --> 00:21:02,012
'이 꼴로는
신도도 못 모으겠네'

368
00:21:03,055 --> 00:21:05,015
이렇게 편히 걸었을 거예요

369
00:21:06,350 --> 00:21:08,936
물 위를 걷는데
어려운 티를 냈을까요?

370
00:21:09,019 --> 00:21:10,145
'어?'

371
00:21:12,814 --> 00:21:14,441
'지금 믿어져?'

372
00:21:15,359 --> 00:21:17,486
'물 위를 걷고 있어'

373
00:21:17,569 --> 00:21:19,196
'폰들 꺼내서 사진 찍어'

374
00:21:21,323 --> 00:21:23,116
아니면 오만하게 걸었을까요?

375
00:21:23,200 --> 00:21:25,452
'껌이네, 눈 뜨고 잘 봐라'

376
00:21:26,703 --> 00:21:28,497
'이게 만왕의 왕이다'

377
00:21:31,875 --> 00:21:35,254
물론 물 위의 걸음은
예수님이 행한 기적이지만

378
00:21:35,337 --> 00:21:38,382
마술일 뿐이라고
생각하는 사람도 있었을 거예요

379
00:21:39,091 --> 00:21:42,427
'물 위 걷는 거
잘 봤습니다'

380
00:21:43,595 --> 00:21:46,723
'꽤 잘하던데
나랑 애들 생일 파티 뛰면'

381
00:21:47,683 --> 00:21:48,851
'한몫 거하게 잡겠어요'

382
00:21:48,934 --> 00:21:52,729
'이건 마술이 아니오
나는 신의 아들이오'

383
00:21:53,730 --> 00:21:55,440
'예명도 잘 지었네요'

384
00:21:56,483 --> 00:21:58,986
'명함 받으시죠
유다라고 합니다'

385
00:22:03,407 --> 00:22:05,117
성경에 있는 얘기예요

386
00:22:06,451 --> 00:22:07,619
성경에 나와요

387
00:22:08,829 --> 00:22:10,664
성경에 이상한 얘기 많잖아요

388
00:22:10,747 --> 00:22:16,086
먼 옛날 신께서 아브라함에게
외아들을 제물로 바치랬어요

389
00:22:16,170 --> 00:22:19,339
하나뿐인 아들을
죽이라고 했다고요

390
00:22:19,423 --> 00:22:22,384
아브라함은 아빠답게 승낙했죠
'할게요'

391
00:22:26,972 --> 00:22:30,851
신의 명령을 받기 직전에
어땠는지는 모를 일이에요

392
00:22:31,685 --> 00:22:33,312
가계부 보다가
이랬을 수도 있죠

393
00:22:33,395 --> 00:22:37,065
'도대체 누가 닌텐도에
500셰켈이나 쓴 거야?'

394
00:22:39,735 --> 00:22:41,361
하필 그 순간에
신이 이런 거예요

395
00:22:41,445 --> 00:22:43,530
'아브라함, 네 외아들을
제물로 바쳐라'

396
00:22:43,614 --> 00:22:45,574
아브라함은 이렇게 대답했겠죠
'잘됐네요'

397
00:22:46,742 --> 00:22:49,036
'목을 졸라도 되나요?'

398
00:22:53,707 --> 00:22:55,876
신은 하늘에서
아브라함에게 명령했겠죠

399
00:22:55,959 --> 00:22:57,586
내려다보며
소리쳤을 수도 있고요

400
00:22:58,295 --> 00:23:00,631
들은 사람은 없었을까요?

401
00:23:01,256 --> 00:23:04,009
하늘에 아무도 없었을까요?
예수님은요?

402
00:23:04,092 --> 00:23:06,720
신이 아브라함한테
외아들을 바치라는데

403
00:23:06,803 --> 00:23:09,515
예수님이 가만있었을까요?
'아빠, 무슨 짓이에요?'

404
00:23:11,183 --> 00:23:12,893
'이거 전부터 하던 일이야'

405
00:23:12,976 --> 00:23:14,561
'네 일에나 신경 쓰렴'

406
00:23:15,229 --> 00:23:17,606
'수염 기른 저 히피는
무시해라'

407
00:23:18,941 --> 00:23:21,360
'아브라함, 네 외아들을
제물로 바쳐라'

408
00:23:21,443 --> 00:23:25,364
'아빠, 아브라함한테 외아들을
바치라고 하시면 안 되죠'

409
00:23:25,447 --> 00:23:28,492
'네 말 들으니
좋은 생각이 나네'

410
00:23:30,827 --> 00:23:35,624
'네가 땅에 내려가서
내 아들이라고 말하고 다녀라'

411
00:23:35,707 --> 00:23:38,252
'제가 내려가서
신의 아들이라고 하면'

412
00:23:38,335 --> 00:23:39,878
'인간들이 화나서
저를 해칠걸요'

413
00:23:39,962 --> 00:23:44,216
'설마! 왜 그러겠니?'

414
00:23:44,299 --> 00:23:46,343
'좋은 사람들 같구먼'

415
00:23:46,844 --> 00:23:48,262
'그럼 제가 내려갔는데'

416
00:23:48,345 --> 00:23:50,013
'사람들이 공격하면
말리셔야 해요'

417
00:23:50,097 --> 00:23:52,349
'그럼, 말리고말고'

418
00:23:56,270 --> 00:23:59,481
아브라함은 신실한 모습을 보여
보상을 받았죠

419
00:23:59,565 --> 00:24:02,109
175세까지 살았어요

420
00:24:02,192 --> 00:24:04,820
175세에 죽는다니
얼마나 좋아요?

421
00:24:04,903 --> 00:24:07,364
하지만 죽기 전 90년은...

422
00:24:08,615 --> 00:24:09,867
고생이었겠죠?

423
00:24:09,950 --> 00:24:11,952
성경을 처음 적을 때
이러지 않았을까요?

424
00:24:12,035 --> 00:24:16,456
'잠깐, 진짜
175세라고 적어?'

425
00:24:17,291 --> 00:24:20,002
'사람들한테 읽힐 책인데?'

426
00:24:21,587 --> 00:24:23,964
'그냥 75세라고
적는 게 어때?'

427
00:24:24,047 --> 00:24:25,465
'그 정도면 괜찮지'

428
00:24:25,549 --> 00:24:29,678
'지중해식 식단 하면
충분히 가능해, 그렇지?'

429
00:24:30,470 --> 00:24:31,471
175세라니요

430
00:24:31,555 --> 00:24:33,307
여러분이 오늘 누구를 만났는데

431
00:24:33,390 --> 00:24:35,309
자기 조부님이
175세까지 사셨다고 하면

432
00:24:35,392 --> 00:24:37,227
정신 나갔다고 하지 않겠어요?

433
00:24:38,812 --> 00:24:41,523
여러분이 175세까지 산다고
상상해 봐요

434
00:24:41,607 --> 00:24:44,026
'내가 예순에 은퇴했는데'

435
00:24:45,152 --> 00:24:48,405
'남은 115년을
어떻게 보낼지 모르겠어'

436
00:24:49,698 --> 00:24:52,075
'피클볼을 몇 번이나
해야 하는 거야?'

437
00:24:53,202 --> 00:24:54,411
말이 되냐고요

438
00:24:56,705 --> 00:24:59,333
감사합니다

439
00:25:01,919 --> 00:25:05,047
아브라함은 신실해서
175세까지 살았고

440
00:25:05,130 --> 00:25:09,259
하나도 아니고 세 종교의
초석이 됐어요

441
00:25:09,343 --> 00:25:12,846
유대교, 기독교, 이슬람까지요
대단하죠

442
00:25:12,930 --> 00:25:14,348
더욱 대단한 건

443
00:25:14,431 --> 00:25:16,808
세 종교가
죽고 못 산다는 거예요

444
00:25:18,936 --> 00:25:21,188
문제도 없고
사이가 아주 좋아요

445
00:25:21,897 --> 00:25:24,983
아브라함은 책임감을 느낄까요?

446
00:25:25,067 --> 00:25:26,735
하늘에서 내려다보며 이럴까요?

447
00:25:26,818 --> 00:25:28,403
'와'

448
00:25:29,780 --> 00:25:31,573
'내가 저런 거 아니야'

449
00:25:33,033 --> 00:25:35,869
신이 원래는
개입을 훨씬 많이 했어요

450
00:25:35,953 --> 00:25:41,208
아브라함한테 명령하고
홍수랑 역병도 손수 내렸는데

451
00:25:41,291 --> 00:25:42,876
이제는 거의 딴청을 피우죠

452
00:25:43,836 --> 00:25:46,880
'예수 얼굴이나
토스트에 박으라고 해'

453
00:25:49,967 --> 00:25:52,970
'난 못 해 먹겠어'

454
00:25:54,555 --> 00:25:57,599
'들을 생각이 없는데
뭐 하러 건드리냐?'

455
00:26:00,185 --> 00:26:03,814
이제 말씀드리자면
저는 기독교인이에요

456
00:26:05,107 --> 00:26:08,151
여러분을 불편하게 하려고
말하는 거예요

457
00:26:09,486 --> 00:26:13,490
제가 기독교를 믿는다고 하면
안 믿는 분들도 놀라고

458
00:26:13,574 --> 00:26:17,327
저처럼 믿는 분들도 놀라죠

459
00:26:18,662 --> 00:26:20,831
관객을 하나로 모으는
방법이에요

460
00:26:22,708 --> 00:26:23,834
그렇습니다

461
00:26:30,048 --> 00:26:32,217
오늘 보러 와 주셔서
감사합니다

462
00:26:32,301 --> 00:26:33,802
진심이에요

463
00:26:34,595 --> 00:26:36,221
네, 고맙습니다

464
00:26:41,560 --> 00:26:45,981
스탠드업 코미디 하면서
여기저기 다니는 건 좋지만

465
00:26:46,064 --> 00:26:49,943
제가 집에서는
즐겁게 못 지내요

466
00:26:50,986 --> 00:26:53,822
애가 다섯이면 지옥이에요

467
00:26:54,531 --> 00:26:57,576
저희 집은 이곳과 정반대예요

468
00:26:57,659 --> 00:27:00,287
제가 무대에 오르면
여러분이 박수 쳐 주죠?

469
00:27:00,370 --> 00:27:02,956
집에 가면
가족들이 거들떠보지도 않아요

470
00:27:03,624 --> 00:27:06,293
부모가 갈채를 받아야
한다는 게 아니에요

471
00:27:06,376 --> 00:27:07,753
갈채로는 부족하니까요

472
00:27:09,713 --> 00:27:12,841
부모라면 기립 박수를 받아야죠

473
00:27:13,509 --> 00:27:14,801
사회자도 있어야 해요

474
00:27:14,885 --> 00:27:18,347
'너의 명줄을 쥔 분을
환영해 주시기 바랍니다'

475
00:27:19,806 --> 00:27:20,849
맞죠?

476
00:27:25,729 --> 00:27:29,525
부모 노릇이 엄청난 일이잖아요

477
00:27:29,608 --> 00:27:30,776
너무 힘들어요

478
00:27:30,859 --> 00:27:32,945
주변의 기대도 크죠

479
00:27:33,028 --> 00:27:34,279
야구에서는

480
00:27:34,363 --> 00:27:38,617
10타석 3안타만 돼도
좋은 타자지만

481
00:27:38,700 --> 00:27:41,161
애를 한 번 치면...

482
00:27:44,790 --> 00:27:46,124
형편없는 부모죠?

483
00:27:47,709 --> 00:27:52,130
인간이 몸에서 뭘 떼 내면
다른 건 다 버리면서

484
00:27:52,214 --> 00:27:53,423
애는 곁에 두잖아요

485
00:27:57,135 --> 00:27:58,178
그렇죠?

486
00:28:04,726 --> 00:28:05,727
이러는 사람이 있나요?

487
00:28:05,811 --> 00:28:08,647
'저건 맹장이고 저건 아들인데
둘 다 쓸모가 없어'

488
00:28:11,525 --> 00:28:14,570
부모에게는 그런 고통이
따르는 게 당연할 거예요

489
00:28:14,653 --> 00:28:16,488
부모 노릇 준비가 됐다고
자처할 만큼

490
00:28:16,572 --> 00:28:19,533
무모한 사람들이니까요

491
00:28:19,616 --> 00:28:23,078
무작정 그 책임을
떠안는 거예요

492
00:28:23,161 --> 00:28:26,164
'난 하루에 한 번
폰을 잃어버리지만'

493
00:28:27,791 --> 00:28:29,877
'아기는 책임질 수 있어'

494
00:28:36,216 --> 00:28:37,759
'우리 애한테 전화해 줄래?'

495
00:28:39,720 --> 00:28:41,096
'우리 애한테 전화해!'

496
00:28:44,766 --> 00:28:46,894
여기에 부모가 아닌 분도
계시겠죠

497
00:28:46,977 --> 00:28:49,062
아이가 생기면 부모가 되고

498
00:28:49,146 --> 00:28:52,107
아이가 없으면
계속 행복할 수 있어요

499
00:28:54,484 --> 00:28:55,777
부모 되기 싫은 사람도 있죠

500
00:28:55,861 --> 00:28:58,947
아이를 갖지 않겠다는 선택도
저는 존중하지만

501
00:28:59,031 --> 00:29:01,909
그런 분은
어른으로 치면 안 돼요

502
00:29:03,619 --> 00:29:06,622
갓난아기가
몸집만 커진 꼴이잖아요

503
00:29:06,705 --> 00:29:09,249
밤잠을 설친다고 해 봐야
이런 이유 때문이겠죠

504
00:29:10,000 --> 00:29:12,419
'어디 가서 브런치를 먹지?'

505
00:29:15,255 --> 00:29:17,007
서른이 넘었는데

506
00:29:17,090 --> 00:29:20,219
와이파이 연결 못 하는 게
제일 큰 골칫거리라면

507
00:29:20,886 --> 00:29:22,346
어른이 아니에요

508
00:29:23,263 --> 00:29:25,641
밖에 나가서
옷에 묻은 얼룩을 발견하고

509
00:29:25,724 --> 00:29:28,268
'제발 초콜릿이어라'
하고 빌어 본 적 없다면

510
00:29:31,021 --> 00:29:32,439
어른이 아니에요

511
00:29:33,482 --> 00:29:35,984
사흘 내내
목욕할 틈조차 안 났다고

512
00:29:36,068 --> 00:29:39,154
배우자에게
유세를 부린 적이 없다면

513
00:29:39,947 --> 00:29:41,281
어른이 아니에요

514
00:29:41,949 --> 00:29:43,700
레드넥일 순 있어도요

515
00:29:48,205 --> 00:29:49,873
실은 비교가 안 되죠

516
00:29:49,957 --> 00:29:52,501
한쪽은 기쁨으로
충만한 삶을 살고

517
00:29:52,584 --> 00:29:54,461
다른 쪽은 부모예요

518
00:29:56,421 --> 00:29:58,382
새로운 범주를 만들어야 해요

519
00:29:58,465 --> 00:30:01,635
'서른 넘었는데 애가 없어요?
어른 연습생이네요'

520
00:30:01,718 --> 00:30:02,970
'브런치 잘 먹었어요?'

521
00:30:05,264 --> 00:30:09,726
솔직히 술을 편히 마시려고
브런치라는 걸 만든 거죠

522
00:30:10,769 --> 00:30:12,688
'아침부터 술 마시면 안 돼'

523
00:30:12,771 --> 00:30:14,690
'아침 아니야'

524
00:30:15,983 --> 00:30:17,734
'브런치야'

525
00:30:19,444 --> 00:30:20,404
'뭐라고?'

526
00:30:20,904 --> 00:30:23,198
'아침이자 점심이자'

527
00:30:23,282 --> 00:30:25,284
'생일 파티야'

528
00:30:29,496 --> 00:30:31,874
브런치가 진짜 웃기는 짓이에요

529
00:30:31,957 --> 00:30:34,751
아침 내내 퍼질러 자 놓고

530
00:30:35,794 --> 00:30:38,630
오후 1시에 프렌치토스트를
주문하는 것도 모자라

531
00:30:38,714 --> 00:30:40,883
이미 미모사에 취해 있죠

532
00:30:42,885 --> 00:30:45,929
술 마시고 싶어서
그런 것까지 발명하다니요

533
00:30:46,680 --> 00:30:49,516
'방금 짜낸
오렌지주스 있어요?'

534
00:30:50,100 --> 00:30:51,226
'있다고요?'

535
00:30:51,310 --> 00:30:53,061
'샴페인에 부어요'

536
00:30:54,396 --> 00:30:55,439
'그걸...'

537
00:30:57,858 --> 00:30:58,901
''모사'라고 합시다'

538
00:31:01,195 --> 00:31:04,656
미모사라니
신뢰 안 가는 동료 이름 같죠

539
00:31:05,449 --> 00:31:07,451
'미모사, 분기 보고
안 가져와?'

540
00:31:07,534 --> 00:31:09,494
'작성 중입니다'

541
00:31:11,705 --> 00:31:13,790
'리너 드시러 갈 분?'

542
00:31:15,792 --> 00:31:17,461
'점심이자 저녁이자'

543
00:31:17,544 --> 00:31:19,880
'생일 파티예요'

544
00:31:21,590 --> 00:31:24,843
신체적 문제로
아이를 못 가지기도 하지만

545
00:31:24,927 --> 00:31:26,303
입양이라는 방법이 있어요

546
00:31:26,386 --> 00:31:29,473
'애니'나 '올리버'라는
옛날 영화를 봐도

547
00:31:29,556 --> 00:31:31,934
부모를 원하는 아이들이 나오고

548
00:31:32,017 --> 00:31:34,228
그런 애들은
가무 실력도 뛰어나요

549
00:31:36,230 --> 00:31:38,732
연민을 가지고
예술가를 지원해 주세요

550
00:31:41,485 --> 00:31:43,612
애가 있든 없든
저는 이상하게 보지 않아요

551
00:31:43,695 --> 00:31:46,323
이상한 압박을 주는 경우가
있는 것 같아요

552
00:31:46,406 --> 00:31:48,158
이런 말들을 하죠

553
00:31:48,242 --> 00:31:50,202
'네가 늙으면
누가 돌봐 줘?'

554
00:31:50,285 --> 00:31:51,954
'누가 부양해 줘?'

555
00:31:52,037 --> 00:31:54,706
'글쎄요
제 애들은 아니겠죠'

556
00:31:56,542 --> 00:31:57,960
한번 따져 보죠

557
00:31:58,043 --> 00:32:01,338
아무것도 안 하고
내 고혈만 짜내던 애들이

558
00:32:02,798 --> 00:32:05,801
별안간 정신을 차리고
나를 돌본다?

559
00:32:06,885 --> 00:32:08,637
도박이에요

560
00:32:10,973 --> 00:32:14,184
저희 애들이 저를 요양원에
보내지는 못할 거예요

561
00:32:14,268 --> 00:32:16,144
그렇게 똑똑하지 못하거든요

562
00:32:17,354 --> 00:32:20,482
'서류를 작성하느니
차고에 박아 두고 말지'

563
00:32:24,987 --> 00:32:29,366
아이가 없는 분을 위해
양육의 기쁨을 말씀드릴게요

564
00:32:29,449 --> 00:32:32,744
저는 애가 다섯인데
일대일로 보려고 해요

565
00:32:32,828 --> 00:32:34,663
그러면 인사 정도는
할 수 있어요

566
00:32:36,123 --> 00:32:39,251
2월에 열 살이었던 아들과
산책하러 나갔어요

567
00:32:39,334 --> 00:32:41,712
개도 데려가는데
나가기 전에 제가 말했죠

568
00:32:41,795 --> 00:32:43,839
'밖이 추우니까 외투 챙겨'

569
00:32:43,922 --> 00:32:46,592
'외투는 됐어요
제가 알아서 할 거예요'

570
00:32:47,593 --> 00:32:49,553
'그래, 그럼 그냥 나가자'

571
00:32:49,636 --> 00:32:50,804
그렇게 밖에 나갔다가

572
00:32:50,888 --> 00:32:53,140
돌아오는 길에
애가 제게 부탁했어요

573
00:32:53,223 --> 00:32:55,601
'아빠, 외투
벗어 주시면 안 돼요?'

574
00:32:57,853 --> 00:32:59,605
바로 벗어 줬어요

575
00:32:59,688 --> 00:33:02,399
부모라는 존재는

576
00:33:02,482 --> 00:33:05,611
늘 옳은 말만 하지만
무시당하는 예언가 같아요

577
00:33:08,071 --> 00:33:09,072
그렇죠?

578
00:33:16,538 --> 00:33:22,085
부모들은 맨날 이러죠
'투명 구슬을 보자꾸나'

579
00:33:22,669 --> 00:33:25,589
'밖이 춥네, 외투 가져가렴'

580
00:33:25,672 --> 00:33:26,798
'뚱보!'

581
00:33:29,134 --> 00:33:31,970
'늦게 자면
아침에 피곤할 거야'

582
00:33:32,054 --> 00:33:33,263
'대머리!'

583
00:33:34,389 --> 00:33:38,519
'이런, 네가 집에서 쫓겨나
돈에 쪼들릴 미래가 보이네'

584
00:33:40,979 --> 00:33:41,980
애들은 잘못이 없죠

585
00:33:42,064 --> 00:33:44,441
애들은 업보라는 걸 몰라요

586
00:33:44,525 --> 00:33:46,443
업보는 부모의 몫이고

587
00:33:46,527 --> 00:33:48,070
우리는 그 업보를
'자식'이라 하죠

588
00:33:49,154 --> 00:33:52,699
자식이란 걸어 다니고
말하는 업보예요

589
00:33:52,783 --> 00:33:55,369
부모라면 자식을 보고
가끔 이런 생각을 해요

590
00:33:55,452 --> 00:33:57,955
'그날 취하지
말았어야 하는데'

591
00:34:00,999 --> 00:34:05,087
우리 애들과 저의 유년기는
희한할 정도로 매우 달라요

592
00:34:05,170 --> 00:34:07,214
제가 열 살이었을 때는

593
00:34:07,297 --> 00:34:08,674
엄마가 심부름을
곧잘 보내셨어요

594
00:34:08,757 --> 00:34:11,051
한번은 저한테
가게에 다녀오라면서

595
00:34:11,134 --> 00:34:12,886
명확한 지시를 내리셨어요

596
00:34:12,970 --> 00:34:16,098
2.5km쯤 되는 길을 걸어
가게에 도착해 할 일을 했죠

597
00:34:16,181 --> 00:34:19,768
계산대에 가서
10달러를 건네며 말했어요

598
00:34:19,852 --> 00:34:22,646
'엄마가 담배 한 보루
사 오래요'

599
00:34:23,272 --> 00:34:24,982
'메리트 울트라 라이트요'

600
00:34:25,941 --> 00:34:28,318
점원이 제게 물었죠
'몇 살이니?'

601
00:34:28,402 --> 00:34:30,654
'열 살요'

602
00:34:30,737 --> 00:34:32,489
'착한 아이구나'

603
00:34:36,243 --> 00:34:37,870
점원이 저를 칭찬하고는

604
00:34:38,579 --> 00:34:40,372
거스름돈과 함께 담배를 주셨고

605
00:34:40,455 --> 00:34:43,417
저는 집에 오는 길 내내
담배를 피웠어요

606
00:34:49,423 --> 00:34:52,676
옛날에는 아이 혼자
심부름을 잘도 보냈지만

607
00:34:53,218 --> 00:34:57,472
'성범죄수사대: SVU' 방영
25년째인 지금은

608
00:34:59,641 --> 00:35:02,686
아이가 냉장고만 열어도
불안해요

609
00:35:04,563 --> 00:35:06,607
저는 혼자서
뭘 하는 게 좋았어요

610
00:35:06,690 --> 00:35:08,901
물론 여기저기 다니면
무섭기도 했죠

611
00:35:08,984 --> 00:35:11,236
어른을 보면 겁났어요

612
00:35:11,320 --> 00:35:15,532
자기들끼리 서로 알고 지내는
사악한 거인 같았죠

613
00:35:16,241 --> 00:35:17,701
'너희 아빠랑 아는 사이야'

614
00:35:20,370 --> 00:35:21,663
'어떻게요?'

615
00:35:22,331 --> 00:35:24,625
'너 아기일 때
내가 안아 줬어'

616
00:35:25,667 --> 00:35:26,960
'왜요?'

617
00:35:28,962 --> 00:35:31,381
어렸을 때 제 친구들은
저희 아빠를 무서워했어요

618
00:35:31,465 --> 00:35:35,219
제일 친한 친구들은
여전히 겁내는데

619
00:35:35,302 --> 00:35:37,638
저희 아버지는
30년 전에 돌아가셨어요

620
00:35:38,764 --> 00:35:42,392
우리 애들이랑 걔네 친구들은
제가 우버 기사인 줄 알아요

621
00:35:43,227 --> 00:35:45,812
조용히 가 달라고 하더라고요

622
00:35:50,526 --> 00:35:52,361
'음악 좀 줄여 주실래요?'

623
00:35:54,738 --> 00:35:55,948
'죽여 버린다'

624
00:35:58,033 --> 00:36:00,702
'내가 너희 부모님도 아는데'

625
00:36:01,995 --> 00:36:03,330
'같이 죽일게'

626
00:36:07,000 --> 00:36:09,211
부모 노릇은 희생이에요

627
00:36:09,294 --> 00:36:11,338
큰 희생도, 작은 희생도 있죠

628
00:36:11,421 --> 00:36:15,968
형편없는 아동 영화를
제가 극장에서 많이 봤거든요

629
00:36:17,135 --> 00:36:20,097
영화관까지 몸소 운전해서
표도 여러 장 샀는데

630
00:36:20,180 --> 00:36:22,808
망작을 끝까지 봐야 했어요

631
00:36:23,642 --> 00:36:25,352
객관적으로 안 좋은 영화였죠

632
00:36:25,435 --> 00:36:28,730
평을 읽거나
예고편을 볼 필요도 없었어요

633
00:36:28,814 --> 00:36:32,359
'개구쟁이 스머프'가 수작인지
고민하는 사람은 없죠

634
00:36:33,777 --> 00:36:34,987
수작이 아니거든요

635
00:36:35,821 --> 00:36:38,824
'스머프'라는 말에서
이미 구린 냄새가 나요

636
00:36:40,450 --> 00:36:41,535
애가 다섯이라

637
00:36:41,618 --> 00:36:45,205
진저리 나는 아동 영화를
15년이나 보러 다녔어요

638
00:36:45,289 --> 00:36:47,833
괴로움을 15년간 맛봤다고요

639
00:36:47,916 --> 00:36:50,210
제일 어려운 일은
말을 참는 거예요

640
00:36:50,294 --> 00:36:53,547
'트롤' 같은 영화를
끝까지 본다고 생각해 봐요

641
00:36:53,630 --> 00:36:55,382
'마이 리틀 포니'나요

642
00:36:55,465 --> 00:36:57,926
어른끼리 보러 갔다면
이렇게 말해 버릴 수 있죠

643
00:36:58,010 --> 00:36:59,761
'말똥 냄새 나는 영화네'

644
00:37:01,722 --> 00:37:02,806
그렇죠?

645
00:37:02,890 --> 00:37:05,350
여덟 살배기한테는
그런 말 못 해요

646
00:37:06,602 --> 00:37:08,979
좋은 척해야죠
'영화 어땠니?'

647
00:37:09,897 --> 00:37:12,608
'그래, 속편
또 나오면 좋겠다'

648
00:37:14,109 --> 00:37:16,111
실제로 다섯 편이 더 나왔어요

649
00:37:17,279 --> 00:37:20,532
무슨 편을 보든
내내 술 생각만 나요

650
00:37:21,658 --> 00:37:26,038
우리 아빠라면 그런 영화를
끝까지 보지 않았을 거예요

651
00:37:26,121 --> 00:37:30,459
가끔 아빠 따라 극장에 가면
아무 정보 없이 영화를 봤어요

652
00:37:30,542 --> 00:37:32,044
저희 형제들도, 아빠도

653
00:37:32,127 --> 00:37:34,796
무슨 영화를 볼지 몰랐죠

654
00:37:34,880 --> 00:37:36,798
극장에 도착해서

655
00:37:36,882 --> 00:37:41,053
아빠가 영화를 골라 표를 사면
바로 입장할 수 있었어요

656
00:37:41,136 --> 00:37:42,471
영화가 언제 시작했든

657
00:37:42,554 --> 00:37:44,723
우리가 들어간 이후부터
보면 그만이었죠

658
00:37:44,806 --> 00:37:49,811
어두운 상영관에서 자리를 잡고
마지막 3분의 1만 봐요

659
00:37:51,021 --> 00:37:52,856
불이 켜지고 사람들은 나가는데

660
00:37:52,940 --> 00:37:56,068
우리는 그대로 앉은 채
방금 본 게 뭔지 생각했어요

661
00:37:57,569 --> 00:38:00,989
서로 이렇게 물어봤어요
'영화 시작이 어땠어?'

662
00:38:02,491 --> 00:38:04,159
다음 관객들이 들어오고

663
00:38:04,243 --> 00:38:06,161
불이 꺼지고
영화가 다시 시작해요

664
00:38:06,245 --> 00:38:10,040
중간까지 보다가
아빠가 일어나서 나가면

665
00:38:11,416 --> 00:38:12,918
저희도 따라서 나갔어요

666
00:38:13,460 --> 00:38:15,963
가족끼리 영화를 본다는 건
그런 거였어요

667
00:38:16,839 --> 00:38:18,173
그게 그립기도 해요

668
00:38:19,299 --> 00:38:23,053
아빠가 알리바이를 만들려고
온 건가 싶을 때도 많았어요

669
00:38:25,305 --> 00:38:29,226
'제가 죽였을 리 없어요
그때 애들이랑 영화 봤거든요'

670
00:38:31,728 --> 00:38:33,230
아빠랑 같이 온 가족이

671
00:38:33,313 --> 00:38:36,024
'사운드 오브 뮤직'을 봤다면
좋았을 거예요

672
00:38:36,108 --> 00:38:38,151
절반쯤 보다가

673
00:38:38,235 --> 00:38:42,698
아빠가 일어나서 나가면
금발 애들 여섯이 뒤따르고

674
00:38:45,158 --> 00:38:46,159
관객들은 이렇게 봤겠죠

675
00:38:46,243 --> 00:38:48,537
'저 가족은
폰 트라프 소령이'

676
00:38:48,620 --> 00:38:50,664
'나치 깃발 찢는 게
싫었나 보네'

677
00:38:53,041 --> 00:38:56,128
다들 나치 싫어하던 시절에는
이 얘기가 더 웃겼을 텐데요

678
00:38:57,880 --> 00:38:58,881
그렇죠?

679
00:39:05,637 --> 00:39:09,558
애들 불평을 너무 늘어놨지만
제 삶이 엉망인 걸 어떡해요

680
00:39:11,059 --> 00:39:13,729
저는 애들을 사랑하는데
애들은 저를 괴롭혀요

681
00:39:14,438 --> 00:39:17,524
자식 없는 사람들은 애한테
왜 당하고 사냐고 하지만

682
00:39:17,608 --> 00:39:18,692
낳아 보라고 해요

683
00:39:19,776 --> 00:39:21,195
애한테 안 당하고 살려면

684
00:39:21,278 --> 00:39:22,279
감옥 가야죠

685
00:39:23,780 --> 00:39:27,242
애들한테는 그냥 당하고
술 생각이나 하며 살아야 해요

686
00:39:28,076 --> 00:39:31,038
누가 괴롭힌다는 내용으로
상담받을 생각도 했죠

687
00:39:31,121 --> 00:39:32,539
그게 애들이라는 건 숨기고요

688
00:39:32,623 --> 00:39:34,333
'같이 사는 사람이
다섯 명인데'

689
00:39:34,416 --> 00:39:37,127
'제 음식을 다 먹고
제 돈을 다 써 버려요'

690
00:39:37,211 --> 00:39:38,545
'제가 뭘 시키면'

691
00:39:38,629 --> 00:39:39,838
'저한테 소리를 지르고요'

692
00:39:41,131 --> 00:39:43,300
어떤 상담사라도
이렇게 반응할걸요

693
00:39:43,383 --> 00:39:48,305
'더 학대받지 말고
독립하세요'

694
00:39:49,890 --> 00:39:52,601
저도 애들을 사랑하고
애들도 저를 사랑하지만

695
00:39:52,684 --> 00:39:56,021
이제 열여덟 된 아들이
사랑한다고 하는 걸 보면

696
00:39:56,104 --> 00:40:00,734
원하지도 않는 배역을 따러
오디션 보러 온 배우 같아요

697
00:40:01,693 --> 00:40:02,736
'사랑해요, 아빠'

698
00:40:03,445 --> 00:40:05,656
'시작이 좋네요
다시 해 봅시다'

699
00:40:07,074 --> 00:40:09,493
'특별한 관계의 사람에게'

700
00:40:09,576 --> 00:40:11,620
'애정을 표하는 느낌을
담아서요'

701
00:40:12,829 --> 00:40:14,039
'사랑해요, 아빠'

702
00:40:15,916 --> 00:40:18,335
'네, 결과 알려 드릴게요
와 주셔서 감사합니다'

703
00:40:27,511 --> 00:40:31,390
양육은 처음부터 힘들고
갈수록 더 힘들어져요

704
00:40:31,473 --> 00:40:33,433
아기가 나올 때는
아무도 그걸 안 알려 주죠

705
00:40:33,517 --> 00:40:34,726
이럴 수는 없잖아요

706
00:40:34,810 --> 00:40:37,396
'축하합니다
앞으로 진짜 힘들어질 거예요'

707
00:40:38,772 --> 00:40:41,692
부모가 되면
알아서 방법을 찾아야 해요

708
00:40:41,775 --> 00:40:45,028
갓난아기는 너무 연약해서
부모에게 기대야 하죠

709
00:40:45,112 --> 00:40:47,364
트림을 시킬 때
초보 부모는 이렇게 생각해요

710
00:40:47,447 --> 00:40:49,783
'이것만 넘기자
그다음은 쉬워'

711
00:40:49,867 --> 00:40:51,326
아니에요

712
00:40:52,536 --> 00:40:55,247
아이가 걷기 시작하면
난장판이 벌어져요

713
00:40:55,330 --> 00:40:56,832
가게에서 고래고래 소리치는데

714
00:40:56,915 --> 00:41:00,252
안 말리면
정말로 누가 죽을 수도 있어요

715
00:41:01,545 --> 00:41:04,464
부모는 또 생각하죠
'이것만 넘기면 다음은 쉬워'

716
00:41:04,548 --> 00:41:05,841
아니에요

717
00:41:06,925 --> 00:41:09,553
자식이 십 대가 되면
부모는 후회해요

718
00:41:09,636 --> 00:41:11,680
'다 허튼짓이었어'

719
00:41:15,475 --> 00:41:17,102
'이러면 안 되는 거였어'

720
00:41:20,063 --> 00:41:21,064
아시겠어요?

721
00:41:25,194 --> 00:41:29,031
다른 일은 금방 그만둬도
양육은 13년 지속할 수 있죠

722
00:41:29,114 --> 00:41:32,659
하지만 13년이 지나면
못 할 짓이 돼요

723
00:41:34,578 --> 00:41:36,455
신의 장난이 지나치죠

724
00:41:37,289 --> 00:41:40,876
저 위에서 손 놓고 앉아
지켜보기만 하면서 이래요

725
00:41:43,295 --> 00:41:46,089
'자기들이
자식 잘 키우는 줄 알지?'

726
00:41:46,673 --> 00:41:47,799
'두고 봐'

727
00:41:49,134 --> 00:41:50,511
'호르몬 작동!'

728
00:41:53,430 --> 00:41:55,891
'예수가 십 대 때 저랬거든'

729
00:41:57,100 --> 00:41:58,602
'전담도 피웠어'

730
00:42:03,815 --> 00:42:05,234
여기 십 대 자식 있는 분?

731
00:42:09,655 --> 00:42:11,865
억지 호응이 마음에 드네요

732
00:42:15,118 --> 00:42:18,163
자식들 다 떠나보낸 부모에게
사춘기 얘기를 들으면 재밌죠

733
00:42:18,247 --> 00:42:21,375
무슨 허리케인 생존기 같거든요

734
00:42:22,292 --> 00:42:25,754
'다 대비한 줄 알았지만
모든 게 휩쓸려 버렸어요'

735
00:42:30,050 --> 00:42:32,678
허리케인 이름을
청소년처럼 짓는 이유가 있어요

736
00:42:34,346 --> 00:42:39,226
사춘기 자식 키우는 건
기술보다 운에 가까워요

737
00:42:39,309 --> 00:42:42,271
순한 애도 있고
까다로운 애도 있으니까요

738
00:42:42,354 --> 00:42:43,522
애가 순하면

739
00:42:43,605 --> 00:42:45,107
여러분은 양육을
잘하는 게 아니에요

740
00:42:45,190 --> 00:42:48,235
신이 그걸 감안하고
까다롭지 않은 애를 준 거예요

741
00:42:50,737 --> 00:42:53,448
사춘기 자식을 키우다 보니
코미디도 늘었어요

742
00:42:53,532 --> 00:42:56,118
아, 그게 아니라

743
00:42:56,827 --> 00:42:58,453
쓴소리가 늘었어요

744
00:43:00,414 --> 00:43:01,874
거북하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

745
00:43:01,957 --> 00:43:05,294
어린아이가 청소년으로 자라면
많이 아쉽잖아요

746
00:43:05,377 --> 00:43:09,298
귀여웠던 열두 살짜리가
한순간에 사탄이 되니까요

747
00:43:11,216 --> 00:43:14,261
호기심과 경이가 암내로 변하고

748
00:43:14,344 --> 00:43:17,472
판단력은 떨어지는 걸
직관하게 돼요

749
00:43:19,433 --> 00:43:21,727
자식과 소통하는 법을
익히는 건

750
00:43:21,810 --> 00:43:23,812
부모 몫이 되죠

751
00:43:24,813 --> 00:43:28,108
사춘기 자식과 대화하는 법을
아내가 이메일로 보내 주지만

752
00:43:28,192 --> 00:43:29,610
저는 삭제해 버려요

753
00:43:34,615 --> 00:43:37,659
'사춘기 애들이랑
어떻게 소통하려고 그래?'

754
00:43:37,743 --> 00:43:39,494
'말을 똑바로 해 볼게'

755
00:43:41,955 --> 00:43:43,749
애들이 말을 잘못 알아듣거든요

756
00:43:43,832 --> 00:43:46,752
저는 열네 살 딸에게 이러죠
'늦었으니까 서둘러'

757
00:43:46,835 --> 00:43:49,421
딸은 이렇게 들어요
'안 나오면 죽인다'

758
00:43:50,339 --> 00:43:52,883
그러고 나서
대화로 합의를 보는데

759
00:43:52,966 --> 00:43:54,843
결국 제가 나쁜 사람이 돼요

760
00:43:56,136 --> 00:43:58,180
그리고 술이나 마시러 가죠

761
00:43:59,515 --> 00:44:01,600
왜 술 광고에서는

762
00:44:01,683 --> 00:44:04,061
사람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
웃기만 할까요?

763
00:44:05,062 --> 00:44:08,982
인쇄 매체에서라도
아빠가 무표정하게

764
00:44:09,066 --> 00:44:13,612
식탁에 혼자 앉아
술 마시는 꼴을 보고 싶어요

765
00:44:24,248 --> 00:44:25,541
카피는 이렇게 뽑히겠죠

766
00:44:25,624 --> 00:44:29,253
'버번, 자살할 수 없는
부모의 유일한 선택'

767
00:44:31,672 --> 00:44:33,715
거북한가요? 그렇겠네요

768
00:44:34,633 --> 00:44:38,053
여기에 청소년 관객이 오셨다면
후회하고 있겠죠?

769
00:44:40,389 --> 00:44:43,600
'이 아저씨 얘기 들어 보니까
진짜 밥맛이네'

770
00:44:47,020 --> 00:44:49,022
요즘 시대에
사춘기 청소년으로 사는 게

771
00:44:49,106 --> 00:44:50,858
유달리 어렵다는 걸
알아야 해요

772
00:44:50,941 --> 00:44:56,029
청소년이 속한 환경이
너무 말도 안 되잖아요

773
00:44:57,114 --> 00:45:00,951
소셜 미디어에
마약과 포르노가 넘치니까

774
00:45:01,034 --> 00:45:03,579
저도 지금 시대에
청소년이었다면 좋았겠어요

775
00:45:05,247 --> 00:45:07,457
저는 담배만 사려고 해도
2.5km를 걸었어요

776
00:45:09,835 --> 00:45:11,920
사춘기 애들을 볼 때
제일 이해가 안 되는 점은

777
00:45:12,004 --> 00:45:14,715
자기 부모를
창피해한다는 거예요

778
00:45:14,798 --> 00:45:16,884
'아, 내가 창피해?'

779
00:45:19,720 --> 00:45:21,180
'거울은 보고 사니?'

780
00:45:22,973 --> 00:45:25,475
우리 애들도 자기가 필요할 때
제게 와서 부탁했어요

781
00:45:25,559 --> 00:45:27,769
'저 모르는 척해 주시면
안 돼요?'

782
00:45:29,396 --> 00:45:30,939
'연을 끊어 줄까?'

783
00:45:38,447 --> 00:45:42,701
양육하는 내내
부모와 자식 중 한쪽은

784
00:45:42,784 --> 00:45:44,369
꼭 창피를 느낀다는 게
신기해요

785
00:45:44,453 --> 00:45:45,662
자식이 어릴 때는

786
00:45:45,746 --> 00:45:48,081
부모가 허구한 날
창피를 당하니까요

787
00:45:48,165 --> 00:45:50,626
이렇게 소리치곤 해요

788
00:45:50,709 --> 00:45:52,586
'이 아저씨 너무 뚱뚱해'

789
00:45:55,380 --> 00:45:56,882
'이 아줌마는 마귀할멈이야?'

790
00:45:58,800 --> 00:46:00,511
'유대인!'

791
00:46:02,596 --> 00:46:04,097
'루테인이야'

792
00:46:06,517 --> 00:46:07,601
'루테인이라고'

793
00:46:08,810 --> 00:46:10,187
'발음 똑바로 해'

794
00:46:11,730 --> 00:46:13,440
실화예요

795
00:46:14,149 --> 00:46:16,568
뉴욕의 어느 마트에서
벌어진 일이죠

796
00:46:17,778 --> 00:46:21,532
저의 두 금발 자식들이
유대인이라고 소리친 거예요

797
00:46:23,200 --> 00:46:26,328
발음이 정확하지 않으니까
남들이 들으면

798
00:46:26,411 --> 00:46:28,705
우리 집에 유대인이 배달된다고
오해할 수 있었죠

799
00:46:30,332 --> 00:46:31,333
'유대인!'

800
00:46:31,416 --> 00:46:33,293
'루테인이야'

801
00:46:33,377 --> 00:46:35,671
'제발 발음 똑바로 하렴'

802
00:46:37,506 --> 00:46:38,799
'애들이 루테인을 좋아해요'

803
00:46:39,842 --> 00:46:42,427
'유대인 말하는 게 아니고요
유대인도 좋아해요'

804
00:46:43,303 --> 00:46:45,138
'저 닮아서
유대인을 좋아하죠'

805
00:46:46,557 --> 00:46:48,225
'유대인 좋아요'

806
00:46:51,311 --> 00:46:53,105
그렇게 자식 때문에
부모가 창피를 당하다

807
00:46:53,188 --> 00:46:55,941
어느 날에 이르면

808
00:46:56,024 --> 00:46:59,653
자식이 부모를
인생의 수치로 생각해요

809
00:47:00,487 --> 00:47:01,905
그 시점을 알려 주지는 않아요

810
00:47:01,989 --> 00:47:06,493
자식이 그어 놓은 선을
부모는 넘고 나서야 알게 되죠

811
00:47:07,870 --> 00:47:08,871
어느 날 저녁을 먹는데

812
00:47:08,954 --> 00:47:10,122
열네 살 딸이 이러더라고요

813
00:47:10,205 --> 00:47:13,083
'아빠가 고등학교로
걸어 들어갔어요'

814
00:47:18,046 --> 00:47:20,674
'여보, 학교 안에
안 들어갔지?'

815
00:47:23,677 --> 00:47:26,471
'왜? 밖이 추웠어'

816
00:47:28,974 --> 00:47:31,101
'나만 딴 세상에
사는 거야?'

817
00:47:34,563 --> 00:47:35,856
십 대 자식이 셋이에요

818
00:47:35,939 --> 00:47:38,984
열두 살, 열한 살짜리가
더 있죠

819
00:47:39,067 --> 00:47:40,402
기상 상황이 안 좋아요

820
00:47:41,904 --> 00:47:43,530
허리케인 철이에요

821
00:47:44,239 --> 00:47:46,617
아내가 저보다 훨씬
힘들었다는 걸 인정하지만

822
00:47:46,700 --> 00:47:48,702
솔직히 다 아내 잘못이에요

823
00:47:49,703 --> 00:47:51,747
제 배로 낳은 애들이
아니잖아요

824
00:47:52,915 --> 00:47:54,750
어떻게 보면
제 자식이라고 할 수도 없죠

825
00:47:55,959 --> 00:47:58,003
제가 음모론자는 아니지만

826
00:47:58,086 --> 00:48:01,048
정자와 난자가 만나
수정한다는 걸

827
00:48:01,131 --> 00:48:02,925
저는 제 눈으로
본 적이 없네요

828
00:48:04,676 --> 00:48:06,929
흉내 내는 건 봤죠

829
00:48:07,012 --> 00:48:09,848
달에 우주선이 착륙한 듯
꾸며 놓은 거?

830
00:48:13,060 --> 00:48:15,646
남자는 의심을
할 수밖에 없어요

831
00:48:15,729 --> 00:48:18,357
여자는 부모가 되는 걸
몸으로 알지만

832
00:48:18,440 --> 00:48:19,816
남자는 누가 말해 줘야 알아요

833
00:48:21,068 --> 00:48:22,694
아빠 된다는 걸
시한부 판정 받듯이

834
00:48:22,778 --> 00:48:25,489
의사 얘기로 알게 되죠

835
00:48:26,323 --> 00:48:28,784
의사가 다가와서 이럴 거예요
'앉아 보시죠'

836
00:48:31,036 --> 00:48:32,663
그러면 남자들 반응은 비슷해요

837
00:48:32,746 --> 00:48:34,456
'얼마나 남았습니까?'

838
00:48:38,585 --> 00:48:42,381
물론 친자 확인 검사라는
과학적 방법이 마련된 시대지만

839
00:48:42,464 --> 00:48:45,133
지금도 대부분의 가정에서는

840
00:48:45,217 --> 00:48:47,386
남자가 타인의 말을
그냥 믿는 수밖에 없어요

841
00:48:47,469 --> 00:48:49,596
'나 임신했어
당신이 아빠야'

842
00:48:50,222 --> 00:48:52,558
'나 2년 만에
집에 왔는데?'

843
00:48:54,476 --> 00:48:56,395
'그러니까 기적이지'

844
00:48:58,897 --> 00:49:00,858
아버지가 누구인지
검사하는 경우는 있어도

845
00:49:00,941 --> 00:49:03,735
어머니가 누구인지
검사하는 경우가 있나요?

846
00:49:08,615 --> 00:49:10,951
친모가 누구인지
어떻게 알아요?

847
00:49:13,203 --> 00:49:14,788
'내 배로 낳은 아이예요'

848
00:49:14,872 --> 00:49:17,541
'그러면 검사를 거부하실
이유가 없네요'

849
00:49:20,586 --> 00:49:22,963
'짐, 오늘 얘기 중
제일 재미없어요'

850
00:49:24,131 --> 00:49:25,549
'참 나'

851
00:49:26,842 --> 00:49:30,512
자격 미달인 남자들 때문에
그런 검사가 분명 필요해요

852
00:49:30,596 --> 00:49:31,930
다섯 자식을 키우는 아빠로서

853
00:49:32,014 --> 00:49:34,057
아이를 버리는 남자들
얘기를 들을 때마다

854
00:49:34,141 --> 00:49:36,101
얼마나 부러운지 몰라요

855
00:49:38,312 --> 00:49:39,688
물론 잘못된 일이죠

856
00:49:40,439 --> 00:49:44,276
잘못이에요, 하지만 남자는
준비도 없이 아빠가 된다고요

857
00:49:44,359 --> 00:49:46,862
여자는 생리적 변화를
많이 겪잖아요

858
00:49:46,945 --> 00:49:49,781
아이가 배 속에서 자라고
입덧도 나타나고

859
00:49:49,865 --> 00:49:52,201
아이를 지키려는 본능도
뚜렷해지는데

860
00:49:52,284 --> 00:49:56,371
그 기간 내내 남자는
하나같이 무력감만 느껴요

861
00:49:57,581 --> 00:50:00,334
그게 아빠가 되는
준비일지도 모르겠네요

862
00:50:01,668 --> 00:50:02,669
그렇죠?

863
00:50:02,753 --> 00:50:05,130
사람들이 아빠의 존재를
안 알아주는 것 같아요

864
00:50:05,214 --> 00:50:07,090
그렇게 생각하시는 분?

865
00:50:07,174 --> 00:50:10,761
여기 이혼한 아빠들 얘기도
들어 줘야죠

866
00:50:12,679 --> 00:50:16,767
물론 주인공은 엄마예요

867
00:50:18,936 --> 00:50:22,189
유명해져서 잘나가면
엄마한테는 집을 사 드리지만

868
00:50:22,272 --> 00:50:24,775
아빠한테는 그 집에
살아 보라는 말도 안 해요

869
00:50:26,735 --> 00:50:29,321
엄마의 노력이
더 피부에 와닿을 때가 많죠

870
00:50:29,404 --> 00:50:30,531
저희 가족도 그래요

871
00:50:30,614 --> 00:50:34,409
아이들이 아내의 노력은
매일 체감해도

872
00:50:34,493 --> 00:50:36,203
제가 전국을 돌아다니며

873
00:50:36,286 --> 00:50:39,081
스테이크를 먹고
애들 불평을 하는데

874
00:50:41,041 --> 00:50:42,042
누가 인정해 주나요?

875
00:50:42,125 --> 00:50:43,418
절대 안 해 주죠

876
00:50:47,172 --> 00:50:51,343
아빠라는 존재는
NFL의 후보 쿼터백 같아요

877
00:50:52,219 --> 00:50:54,638
팀에 속해 있지만
주목은 못 받죠

878
00:50:55,514 --> 00:50:58,350
어쩌다 경기에 나가면

879
00:50:58,433 --> 00:50:59,643
보는 사람들이 불안해해요

880
00:51:00,936 --> 00:51:02,062
이해해요?

881
00:51:05,691 --> 00:51:06,984
감사합니다

882
00:51:11,947 --> 00:51:15,492
사회 속 아버지의 위상이
몰라보게 바뀌었어요

883
00:51:15,576 --> 00:51:20,539
'아빠가 제일 잘 알아'라는
1950년대 시트콤이 있었어요

884
00:51:20,622 --> 00:51:21,707
'아빠가 제일 잘 알아'

885
00:51:21,790 --> 00:51:23,375
이렇게 비꼬는 제목도 아니었죠

886
00:51:23,458 --> 00:51:27,129
'아빠가 제일 잘 안다니
진짜 개웃기지 않아?'

887
00:51:28,797 --> 00:51:30,465
그때 사람들은 진심으로

888
00:51:30,549 --> 00:51:34,928
아빠가 제일 잘 안다고
생각했던 거예요

889
00:51:35,012 --> 00:51:37,431
지금은 그런 프로그램을
방영하지도 않을뿐더러

890
00:51:38,056 --> 00:51:42,978
아빠가 뭘 아냐고 물어보면
아무도 근사한 답을 안 할걸요

891
00:51:44,688 --> 00:51:46,148
'아빠가 뭘 알죠?'

892
00:51:47,232 --> 00:51:49,526
'올드 패션드 만드는 법?
모르겠네'

893
00:51:51,111 --> 00:51:55,032
여러분 아버님한테
뭘 아시냐고 물어보세요

894
00:51:55,115 --> 00:51:57,492
'언제 말해?
몰라, 네 엄마한테 물어봐'

895
00:51:58,535 --> 00:51:59,786
'뭘 어떻게 말하라고?'

896
00:51:59,870 --> 00:52:01,788
'고함은 당신이 치잖아!'

897
00:52:03,832 --> 00:52:06,543
'올드 패션드 칵테일
만들어 달라고? 알았어'

898
00:52:08,879 --> 00:52:12,841
저의 주전 쿼터백 아내는
정말 좋은 사람이에요

899
00:52:13,383 --> 00:52:14,843
결혼한 지 20년 됐어요

900
00:52:14,927 --> 00:52:16,887
놀랍죠? 20년이라니

901
00:52:19,515 --> 00:52:20,599
20년 동안

902
00:52:20,682 --> 00:52:23,435
겉보기에는 괜찮은 결혼 생활을
유지해 왔어요

903
00:52:24,811 --> 00:52:28,190
남이 결혼해서 어떻게 사는지
아무도 모르잖아요

904
00:52:28,273 --> 00:52:29,274
안다고 생각해도

905
00:52:29,358 --> 00:52:31,527
이혼 소식을 들으면
놀라게 돼요

906
00:52:31,610 --> 00:52:35,322
다 연기였다는 걸
알게 되기도 하고요

907
00:52:35,405 --> 00:52:37,241
시상식도 할 수 있겠어요

908
00:52:37,324 --> 00:52:41,453
'불행한 결혼을 잘 감춰 온
후보들을 호명합니다'

909
00:52:43,121 --> 00:52:45,207
'저 사람 연기 좋았지'

910
00:52:46,375 --> 00:52:48,460
'남편을 그렇게 싫어하는 줄
꿈에도 몰랐어'

911
00:52:50,546 --> 00:52:54,091
우리 아내는 좋은 사람이에요
연기를 잘하는 걸 수도 있죠

912
00:52:54,925 --> 00:52:56,593
일이 생기면 아내가 다 했어요

913
00:52:56,677 --> 00:52:58,512
결혼할 때부터 쭉 그랬죠

914
00:52:58,595 --> 00:53:00,722
결혼식을 다 계획했죠
신실한 가톨릭이라

915
00:53:00,806 --> 00:53:03,892
결혼식 때 읽을 성경 구절을
일일이 다 골랐어요

916
00:53:03,976 --> 00:53:08,063
처남이 고린도전서를 읽던
모습이 생생한데

917
00:53:08,146 --> 00:53:09,273
이런 구절이에요

918
00:53:09,356 --> 00:53:12,276
'사랑은 오래 참고
사랑은 온유하며...'

919
00:53:13,610 --> 00:53:15,153
저한테는 그렇게 들렸어요

920
00:53:17,948 --> 00:53:20,868
그걸 지금까지 기억하는 이유는
마지막 구절 때문이죠

921
00:53:20,951 --> 00:53:23,537
'원한을 품지 않는다'

922
00:53:23,620 --> 00:53:25,873
그리고 결혼 생활 20년 동안

923
00:53:26,373 --> 00:53:28,083
우리 아내가 제일 잘한 게

924
00:53:28,166 --> 00:53:29,376
마음에 담아 두는 거였어요

925
00:53:31,295 --> 00:53:34,298
제가 범한 실수를
낱낱이 기억했죠

926
00:53:35,090 --> 00:53:38,260
첫 데이트 영수증도 모아 두고

927
00:53:38,927 --> 00:53:41,305
사귀기 전 일도 들춰요

928
00:53:42,181 --> 00:53:45,350
'당신 동네에서 봤을 때
진짜 건방져 보이더라'

929
00:53:47,519 --> 00:53:48,812
아내는 다 기억하는데

930
00:53:48,896 --> 00:53:51,148
저는 30분 전 일도
가물가물해요

931
00:53:51,982 --> 00:53:53,525
불공평하죠

932
00:53:54,026 --> 00:53:55,652
'아까 그렇게 하기로 했잖아'

933
00:53:55,736 --> 00:53:57,529
'내가 정확히 뭐라고 했지?'

934
00:54:01,158 --> 00:54:02,201
'당신이 이겼어'

935
00:54:04,286 --> 00:54:05,621
아내의 좋은 기억력을 생각하면

936
00:54:05,704 --> 00:54:08,707
저와 다른 고린도전서 구절을
들은 게 아닌가 싶어요

937
00:54:09,208 --> 00:54:10,792
'사랑은 원한을 품고'

938
00:54:10,876 --> 00:54:12,085
'사랑은 좀 짜증 내며'

939
00:54:12,169 --> 00:54:14,963
'사랑은 출장 갔다 돌아와도
알아보지 않고'

940
00:54:15,047 --> 00:54:17,591
'내가 내린 결정을 비난하며
나를 깎아내린다'

941
00:54:17,674 --> 00:54:18,800
'아멘'

942
00:54:20,636 --> 00:54:21,845
안 그래요?

943
00:54:26,850 --> 00:54:29,186
아내는 좋은 사람이고
저는 불만 없어요

944
00:54:29,269 --> 00:54:30,979
하나 있네요

945
00:54:32,022 --> 00:54:34,107
불만은 아니고 그냥 의견이에요

946
00:54:34,942 --> 00:54:36,902
아내는 우리 집 개를
안 좋아해요

947
00:54:36,985 --> 00:54:38,654
무관심하죠

948
00:54:38,737 --> 00:54:39,988
개를 좋아하는 사람이 보기에

949
00:54:40,072 --> 00:54:42,950
개에 무관심한 사람은
소시오패스예요

950
00:54:44,243 --> 00:54:47,538
'개를 안 좋아해?
누가 상처를 줬어?'

951
00:54:48,497 --> 00:54:52,084
개를 어떻게
안 좋아할 수 있어요?

952
00:54:52,167 --> 00:54:54,419
알레르기 있는 건
핑계가 되겠네요

953
00:54:55,546 --> 00:54:59,299
정이 많은 개라서
우리 아내한테 계속 달라붙어요

954
00:55:00,133 --> 00:55:03,303
방에 들어가는 아내를 덮쳐
재채기하게 만들죠

955
00:55:03,387 --> 00:55:07,432
아내는 밀쳐 내고 나서야
숨을 쉬어요

956
00:55:08,183 --> 00:55:11,687
그때 저는 이런 생각을 해요
'개한테 너무 못됐어'

957
00:55:14,189 --> 00:55:17,860
아내한테 알레르기가 있는데
왜 개를 키우는지 궁금하세요?

958
00:55:17,943 --> 00:55:20,404
개를 집에 들인 후에
알레르기를 발견한 걸까요?

959
00:55:20,487 --> 00:55:21,530
아니에요

960
00:55:23,115 --> 00:55:25,242
아내 알레르기는
20년 전부터 알았고

961
00:55:25,325 --> 00:55:27,786
개를 들일 거라는 생각도
전혀 해 본 적 없어요

962
00:55:27,870 --> 00:55:30,497
부부가 뉴욕 아파트에 살고

963
00:55:30,581 --> 00:55:32,332
자식이 다섯 있고
저는 자주 돌아다니니

964
00:55:32,416 --> 00:55:33,959
개 생각은 없었죠

965
00:55:34,042 --> 00:55:36,044
그런데 팬데믹이 닥치니까

966
00:55:36,753 --> 00:55:39,506
개를 안 기를 이유가
사라졌어요

967
00:55:39,590 --> 00:55:42,426
큰 마당 딸린
교외 주택을 빌리고

968
00:55:42,509 --> 00:55:43,969
저는 일을 쉬고

969
00:55:44,052 --> 00:55:46,555
아내 알레르기는 그대로였죠

970
00:55:49,266 --> 00:55:51,560
애들이 개를 기르자고 졸랐어요

971
00:55:51,643 --> 00:55:53,187
'개 기르면 안 돼요?'

972
00:55:53,270 --> 00:55:54,521
매일 그러니까

973
00:55:54,605 --> 00:55:56,481
제가 해결하겠다고
아내한테 얘기한 뒤

974
00:55:56,565 --> 00:55:59,776
가족회의를 소집해
아내 곁에 서서 말했죠

975
00:55:59,860 --> 00:56:03,155
'딱 한 번만 얘기할 건데
엄마는 개 알레르기가 있어'

976
00:56:03,238 --> 00:56:06,116
'개가 옆에 있으면
엄마 몸이 아파'

977
00:56:06,200 --> 00:56:07,492
귀여운 우리 막내가 이랬죠

978
00:56:07,576 --> 00:56:10,787
'엄마가 그냥
배에 주사 맞으면 안 돼요?'

979
00:56:12,873 --> 00:56:14,458
저를 닮은 애예요

980
00:56:16,210 --> 00:56:17,544
저도 아내를 돌아보고 말했죠

981
00:56:17,628 --> 00:56:19,546
'당신이 그냥
배에 주사 맞으면 안 돼?'

982
00:56:20,506 --> 00:56:21,715
'뭐 하자는 거야?'

983
00:56:21,798 --> 00:56:23,342
'나한테 화내지 마'

984
00:56:23,425 --> 00:56:24,635
'얘가 꺼낸 얘기야'

985
00:56:26,970 --> 00:56:28,222
아내는 안 웃겼나 봐요

986
00:56:29,431 --> 00:56:31,391
가만있으면
결론이 안 날 게 뻔해서

987
00:56:31,475 --> 00:56:33,143
절충안을 제시했어요

988
00:56:33,227 --> 00:56:35,979
'임시 보호는 어때?'

989
00:56:36,063 --> 00:56:39,608
'새 주인이 나타날 때까지만
데리고 있는 거야'

990
00:56:39,691 --> 00:56:42,110
'아니면 너희 엄마가
죽을 때까지'

991
00:56:44,363 --> 00:56:48,534
진짜 안 웃겼는지
아내가 나가 버렸어요

992
00:56:48,617 --> 00:56:50,536
그런데 다음 날에
난데없이 태도를 바꿨어요

993
00:56:50,619 --> 00:56:53,747
'그래, 임시 보호만 하고
언젠가는 내보내'

994
00:56:53,830 --> 00:56:54,873
'내보내야지'

995
00:56:54,957 --> 00:56:57,209
그래서 개를 데려와
집에 들였더니

996
00:56:57,292 --> 00:56:59,002
무슨 일이 벌어졌게요?

997
00:56:59,086 --> 00:57:01,129
애들이야 당연히
처음부터 개를 좋아했고

998
00:57:01,213 --> 00:57:05,634
아내도 점차 개에 익숙해지면서

999
00:57:05,717 --> 00:57:08,679
알레르기는 낫지 않았어요

1000
00:57:12,558 --> 00:57:15,602
하지만 애들이
개를 좋아하는 모습을 보고

1001
00:57:15,686 --> 00:57:18,188
개를 계속 기르기로 했어요

1002
00:57:18,272 --> 00:57:19,857
가족을 위해 희생한 거죠

1003
00:57:19,940 --> 00:57:22,943
그러자 저의 희생은 그동안
무시당했다는 걸 깨달았어요

1004
00:57:26,196 --> 00:57:29,783
별로 안 꺼내는 얘기지만
저는 자식 알레르기가 있어요

1005
00:57:32,327 --> 00:57:34,329
그런데도 자식이 다섯 명이에요

1006
00:57:34,413 --> 00:57:38,292
개는 고작 한 마리고요
비교하자면 더 참는 쪽은 저죠

1007
00:57:40,878 --> 00:57:44,298
개를 들인 지 한 달쯤 되니
아내 기운이 없어 보였어요

1008
00:57:44,381 --> 00:57:46,216
코로나인 줄 알았지만
검사 결과가 음성이라

1009
00:57:46,300 --> 00:57:48,719
병원 가서
혈액 검사를 해 보니

1010
00:57:48,802 --> 00:57:52,014
라임병이라고 했대요

1011
00:57:52,556 --> 00:57:57,352
감염원이 진드기인데
진드기는 개 몸에 많죠

1012
00:57:58,520 --> 00:58:01,481
아내가 전화로 그렇게 말하길래
저는 이제 죽었구나 싶었어요

1013
00:58:02,399 --> 00:58:05,235
아내가 저를 죽여도
할 말 없겠다 생각했죠

1014
00:58:05,319 --> 00:58:07,863
아내가 운전해서 오는 동안
저는 마음의 준비를 했는데

1015
00:58:07,946 --> 00:58:11,033
아내는 막상 들어와서
유유히 다가오더니 이랬어요

1016
00:58:11,116 --> 00:58:13,952
'개 때문에
라임병에 걸렸네?'

1017
00:58:14,036 --> 00:58:15,495
'할 말 있으면 해 봐'

1018
00:58:15,579 --> 00:58:17,706
저는 이럴 수밖에 없었죠

1019
00:58:17,789 --> 00:58:19,833
'당신이 개 들이자며'

1020
00:58:24,087 --> 00:58:25,172
아내가 반박했어요

1021
00:58:26,423 --> 00:58:28,509
'어디서 가스라이팅이야?'

1022
00:58:28,592 --> 00:58:31,678
저는 모른 척했어요
'처음 듣는 말이네'

1023
00:58:32,888 --> 00:58:34,556
'가스라이팅을
처음 듣는다고?'

1024
00:58:34,640 --> 00:58:39,561
'가스라이팅이라는 말을
들어 본 사람이 없을 텐데'

1025
00:58:39,645 --> 00:58:41,522
'당신 점점 미쳐 가나 보다'

1026
00:58:44,775 --> 00:58:47,069
분위기가 험악해지네요

1027
00:58:48,320 --> 00:58:52,366
분명히 말씀드리자면
아내의 라임병은 다 나았어요

1028
00:58:52,449 --> 00:58:55,661
제가 살아오면서 우리 아내만큼
강한 사람을 본 적도 없어요

1029
00:58:55,744 --> 00:59:00,165
자식 다섯을
전부 집에서 낳았어요

1030
00:59:00,249 --> 00:59:01,250
진통제 없이요

1031
00:59:01,333 --> 00:59:03,252
라임병에 걸리고도 나았고

1032
00:59:03,335 --> 00:59:05,379
그 전에는 뇌종양도 있었는데

1033
00:59:05,462 --> 00:59:06,755
역시 깨끗이 나았죠

1034
00:59:06,839 --> 00:59:08,131
언젠가 제가 아내한테

1035
00:59:08,215 --> 00:59:10,425
살면서 가장 힘들었던 일이
뭐냐고 물었더니

1036
00:59:10,509 --> 00:59:12,719
저와의 결혼 생활이라고 했어요

1037
00:59:22,855 --> 00:59:26,108
솔직히 저는 그게 자랑스러워요

1038
00:59:27,359 --> 00:59:30,112
재미있게 들어 주셔서
감사합니다

1039
01:00:45,854 --> 01:00:47,856
자막: 이종승



